기고-우리의 오늘은 어떻게 왔는가(1)
기고-우리의 오늘은 어떻게 왔는가(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04 13:1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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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길홍/합천수필가
권길홍/합천수필가-우리의 오늘은 어떻게 왔는가(1)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합천댐 주변은 너무 아름답다. 황매산 아래의 모산재를 지나면서 산골짜기를 지나고 구름재(아스라이 바라보이는 산들로 펼쳐진 풍경이 마치 구름을 넘어 아득히 보이는 아름다운 고개라 구름재라 붙여보았다.)를 지나서 올라서면 툭 터진 넓은 대병댐의 넓은 호수가 보이고 호수 주변에는 곳곳이 볼거리고 멋있는 곳이다. 봄에는 벚꽃이 울창하게 피어 굴처럼 길이 만들어져 이 길을 따라 호수를 빙 돌아 차를 타거나 걸어서 일주하면 그 아름다움이 손에 잡힐 듯 우리들의 마음에도 추억을 길게 남긴다.

그런데 요즘의 우리는 이 합천댐을 즐기며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지만 이 댐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의 부모 세대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아파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이 공사를 기획하고 추진했던 사람들이 들었던 비난은 이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을 정도로 어려워했으리라 짐작을 한다.

우리가 사는 이 합천댐을 건설하기 위해 몇 군데의 수몰지구가 생기고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강제 이주를 당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합천 사람들은 이 댐의 물을 식수나 농업용수로 이용하지만 부산시민들까지도 이 물을 식수로 사용하려 할 정도로 합천댐은 중요한 우리 사회의 자산이 되었다. 이런 사회의 중요자산인 댐을 설치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떠나고 자신이 평생 정성을 들여 갈고 닦은 전답을 내어주고 고향을 떠나면서 엄청난 슬픔과 괴로움을 당했다.

지금 댐이 있는 대병면 소재지 일부는 과거에 댐을 만들면서 살았던 주민들을 이주시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이루도록 한 곳이다. 지금은 호수가 되었지만 당시에 호수 아래에 잠긴 그 땅을 기반으로 하여 논밭을 갈고 마을을 이루어 살던 농민들이 대부분이었다. 또 봉산면이나 묘산면의 일부 지역도 앞에서 말한 대병면처럼 수몰지구가 되어 망향의 동산을 설치해 기념비까지 세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땀으로 일구어내었던 논밭을 내어주고 떠나게 되었던 지역이다. 이 봉산이나 묘산 지역의 주민들도 농사를 짓거나 생업의 터전으로 살던 땅을 호수에 내어주고 하루아침에 고향을 등지고 이주하여 다른 곳으로 이사가거나 심하게는 타지방으로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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