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디카시 광장-가능성을 보다
수요 디카시 광장-가능성을 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09 13:39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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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구수영/시인
디카시_신현준/시인

가능성을 보다

 

 


일정한 간격으로 새벽이 온다
고투가 있어야 더욱 빛이 나는
보이지 않는
미끼로감각을 낚는다

_신현준



<해설> 새해부터 남편이 부고를 가장한 문자 피싱을 당했습니다.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니 무심코 클릭을 했던 거지요. 뒤늦게 친구 아버지는 이미 수년 전에 돌아가셨고 요즘 유행하는 피싱 문자임을 알게 된 거지요. 은행과 경찰서에 신고하고 여기저기 정지시키고 하는데, 족히 한 시간은 걸렸습니다.

친목 모임 총무 번호로 단체 톡방에 올라온 문자가 피싱 문자였다니 그 교묘함에 소름이 끼칩니다. 다행히 아직 피해가 접수된 것이 없지만 그래도 조마조마합니다. 운전면허증 등 개인정보로 대포폰도 만들고 교통사고 범칙금이 날아올 수도 있다니 말입니다.

오늘 디카시는 ‘주낙’이 주인공입니다. 촘촘하게 달린 가는 바늘에 미끼를 끼우고 바다에 던지면 수십, 수백의 물고기를 한꺼번에 낚을 수 있는 어업 도구지요. 어민에게는 유리한 도구가 분명하지만 낚이는 물고기 입장에서 주낙은 절대적으로 만나면 안 될 도구겠지요.


‘낚는다’, ‘낚인다’라는 말을 자주 쓰고 듣습니다. 요즘 자주 접하는 인터넷 뉴스나 유튜브 등을 보면 구독자를 낚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쓰고 있습니다.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하고, 인격 말살에 가까운 루머, 협박, 폭력 등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그 가짜에 낚여 여론을 조장하는데 한몫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주낙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낚시를 던진 이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얻는 것 즉 이익이 있다는 거지요. 피싱을 당한 남편은 본인은 절대 안 당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사방에 미끼가 우리를 낚으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가짜뉴스, 나쁜 일에 낚이지 말길 바랍니다. 그리고 진짜 낚시꾼이 되길 바랍니다. 사람이 먼저고 환경이 먼저고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낚시꾼이 되십시오. 쉽지 않겠지만 고투가 있어야 더욱 빛이 난다고 합니다.

 

 

신현준 시인
* 시사모.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디카시집 ‘다가 간다는 것은’ 상재
* 동인지 ‘붉은 하늘’ 외 다수공저
 

 

 

 

 

구수영 시인 이력
* 2018년 계간 ‘시와편견’에 신달자 시인 추천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 동인지 ‘베라, 나는 아직도 울지 않네’ 외 다수
*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운영위원
* 시편 작가회 회원
* 제1회 ‘한국자유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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