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소아 성장과 한의학
도민보감-소아 성장과 한의학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10 14: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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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소아 성장과 한의학

2023년도에 조사한 한국인의 평균 신장은 남성의 경우 172.5cm 여성의 경우 159.6cm로, 첫 공식 집계가 이루어졌던 1979년에 비하여 각각 6.4cm, 5.3cm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경제가 발전하며 성장기 영양 상태가 개선됨에 따라 평균 키가 많이 증가했지만, 자녀들의 키에 대한 부모님들의 기대와 걱정도 그와 함께 커지고 있는 듯하다.

유아는 출생 직후부터 만 2세까지의 1차 성장기 동안 급속하게 자란다. 이후 사춘기 전까지의 완만한 2차 성장기를 지나, 사춘기 후 약 3년까지의 3차 성장기 동안 다시 급속히 성장하고, 그 후 4~5년간의 4차 성장기 동안 완만하게 성장한 뒤 마무리를 짓는다. 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영양이며, 그다음은 유전적 인자이다. 그 외에 운동,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성장에 관여한다. 이 중 바꿀 수 없는 부분인 유전적 요인은 약 23% 정도로 이바지하며, 나머지 후천적 요인이 77%를 차지하므로 개개인의 생활 관리와 노력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원인에 따라 변증하여 소아의 성장 치료 방향을 달리한다. 우선 호흡기 계통이 약한 아이의 경우는 정상적인 호흡을 하지 못하고 구강호흡을 하거나 감기, 폐렴, 편도염 등의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는 경향을 보인다. 비염 축농증 등의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는 먼저 이를 치료하는 약을 사용하며 동시에 부족한 폐기를 돕는 방향으로 처방한다. 성장호르몬은 주로 수면 시간 동안 분비되므로,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 비염과 축농증 등의 질환은 구강호흡을 유발하여 숙면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므로 필히 유의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소화기계에 문제가 있는 아이의 경우, 밥을 잘 먹지 않거나, 먹은 것을 소화하지 못하며 자주 복통을 호소하고, 설사나 변비 경향을 보이는 등 대변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 경우 소화력을 증진 시키고, 입맛을 돋우는 처방을 사용하여 비위를 돕는다. 대표적인 처방으로 보중익기탕, 삼출건비탕 등이 있다.

그 외에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역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한의학에서는 심허(心虛)라는 개념으로 보는데, 겁이 많고 잘 놀라는 아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귀비탕이나 온담탕 등의 처방에 가감하여 치료한다. 또, 간신음허(肝腎陰虛)의 경우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물질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전체적인 발달이 느리며 쉽게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이에 속한다. 육미지황환 계통의 약물을 사용한다.

한의학에서 성장 처방을 할 때는 위에서 소개한 증상별 약제에 대부분 녹용을 가하여 사용한다. 녹용은 식욕을 증진하고 기혈을 보하며 근골을 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다수 논문에서도 조혈세포 활성, 면역 활성,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 활성 등의 효능이 보고되었다. 또, 탕약 이외에도 성장을 자극할 수 있는 혈 자리를 이용한 침구 치료, 몸의 균형을 맞춰주는 추나요법 등의 치료를 시행한다.

생활 속에서 스스로 지켜야 할 부분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수면이다. 6~13세 사이의 아동은 10~11시간의 수면을 필요로 한다. 스마트기기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호르몬 교란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루 1시간 이상의 중강도 운동과 주 3회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식품군별 영양 섭취를 적절하게 하여야 하며, 가공식품은 지방, 나트륨, 당의 함량이 높아 비만과 면역체계 약화를 유발, 성장을 저해하므로 피해야 한다. 건강한 생활과 원활한 성장은 그 궤를 같이하므로 하루하루의 생활 습관에 유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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