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다른 눈으로 세상 읽기-세계 최저 출산율, 대한민국
김성진의 다른 눈으로 세상 읽기-세계 최저 출산율, 대한민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22 14:13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세계 최저 출산율, 대한민국

며칠 전 CNN에서 “세계 최저 출산율이 한국군의 새로운 적(敵)으로 떠올랐다”며 인구 감소에 따른 한국의 병력 자원 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50년 후 우리나라 인구는 지금의 5천 140만에서 3천 600만 명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것도 현재 0.78명의 출산율이 1.0명으로 개선된다는 조건으로 예측한 수치이다.

출산율이 조만간 0.6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으니 현재 인구의 절반 유지도 힘들 가능성도 있다. 국토 면적을 볼 때 그 정도면 적정 인구가 아닐까 하는 단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인구의 연령대별 구조가 무너진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생각한다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출산율이 낮으면 무엇이 문제일까.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어 노동력 부족과 사회복지 부담이 커진다. 그로 인해 노동력 수요가 감소하고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되어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해진다는 것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로 주거비의 과다로 아이를 키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다음은 여성이 출산의 고통과 육아를 독박 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경제적 어려움과 젠더 간의 불공평이 이유라는 것이다.

그 말이 맞는 말이라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힘든 나라이고, 젠더간의 불평등이 가장 심하다는 말이 된다. 과연 그럴까. 둘러보면 다른 나라의 젊은 세대에 비해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다니고, 힘든 일은 외국 근로자에게 대부분 맡기고 있다. 과거에 비해 젠더간의 불평등도 역전되어 오히려 남성이 불평등을 외치고 있으며, 출산도 여아를 더 선호하는 시대가 되었다.

1970년대 이전, 우리나라는 한 가정에서 대부분 5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했다. 그때는 인구폭발이 걱정되어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하 제한 정책을 펼쳤다. 지금은 어떤가, 출산율이 세계 최저로 치달아 군인이 모자랄까, 학생이 모자랄까 온통 걱정이다.

재미있는 자료가 있다. 이스라엘, 노르웨이, 네덜란드는 여성 의무 징병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국가는 행복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들이다. 뿐만 아니라 출산율도 높다. 행복 지수가 세계 4위인 이스라엘은 출산율이 3.0이 넘는다. 징병 자체가 모병제인 미국이나 캐나다의 여성 자원입대 비율은 16%가 넘지만, 한국은 3.6%에 불과하다. OECD 평균 출산율은 1.58인데, 대한민국은 그 절반도 안 되는 이유를 환경 탓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대한민국의 주변 상황을 볼 때 우리나라가 이스라엘이나 북유럽보다 안보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도 여성 징병제를 채택하자는 말은 절대 아니다. 필자는 남녀의 구조적 다름 하에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비용이나 육아가 힘들다는 이유로 출산이나 결혼을 꺼리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행복의 기준을 경제적 환경이나 배경에서 찾으려 할 것이 아니라 희망이나 꿈과 같은 미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지금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망설일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와 후손을 위한 길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세월이 가면 누구나 늙기 마련이다. 그때의 나를 그려보면 결혼과 출산은 곧 조금 멀리 있는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국가에서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육아와 관련된 충분한 휴가 제공, 출산 수당, 보육시설 확충 등이 있어야 한다. 또 저렴한 주택 제공이나 주택 구입 시 장기적인 할부 지원으로 직장과 가정생활을 균형 있게 조절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