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교훈 준 이근순 할머니
사설-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교훈 준 이근순 할머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25 12:43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생 무학(無學)으로 살아온 이근순(93·거창군) 할머니가 최근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아 평생 소원을 이뤘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교훈을 선사한다. 이 할머니는 지난 22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2023년 경남 성인문해교실 심사위원회'에서 초등 학력 인정 대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2021년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인 초등 1단계를, 이듬해는 3∼4학년 수준인 초등 2단계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졸업 학력 인증 마지막 단계이자 5∼6학년 수준인 초등 3단계를 수료했다.

이제 이 할머니는 일기도 쓰고, 친구에게 편지도 자유롭게 보낸다. 내달 7일 졸업식을 앞둔 이 할머니는 "공부를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 선생님을 힘들게 한 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나는 운이 참 좋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 할머니처럼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설움이 한평생을 짓눌러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서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다. 이 할머니를 포함해 올해 경남지역에서 초등·중등 학력 인정을 받은 성인은 총 166명이다. 경남도교육청은 2012년부터 성인문해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총 1131명이 학력을 인정받았다. 교육 당국이 정규 교육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다시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이 교실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남들 같으면 삶을 돌아보고 정리할 나이에도 배움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 할머니와 같은 어르신들의 학구열은 훈훈한 감동을 준다. 끈기와 근성이 떨어지고 어려운 일이라고 쉽게 포기하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