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공유(恭惟)하다
아침을 열며-공유(恭惟)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29 13: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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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공유(恭惟)하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몽골이 자주 나오고, 여행을 다녀오고 후기를 남기는 분들이 많았다. 2023년 12월 말에 도착하여 2024년 1월 첫 주까지 몽골 간호사협회와 Selenge 지역 간호사 32명이 진주보건대학교의 ‘글로벌 역량 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공유(恭惟)’하다는 국어사전에 ‘삼가 공경하고 생각하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의료와 간호 기술이 앞서 있는 A가 B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필자는 서로가 서로를 삼가 공경하고 생각하는 만남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몽골은 우리가 알고 있는 칭기즈칸에서 시작되는데, 칭기즈칸의 이름은 테무친으로 어렸을 때 죽음의 위기 등 고난을 겪었지만 이후 부족을 통합하여 몽골 제국이 되었다. 제국은 킵차크 칸국(동유럽 부근), 원나라(아시아), 일칸국(과거 페르시아 영토), 차가타이 칸국(현 인도 북부 스탄 국가들 지역)으로 4개의 칸국으로 나뉘어 진다.

몽골에는 쿠릴 타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칸을 뽑거나 중요한 일을 의논하는 정책 결정 일종의 회의를 하는 최고기관이었다. 대칸을 새롭게 뽑아야 할 경우 유력자와 모든 몽골군이 쿠릴 타이를 위해 수도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이동이 일어날 때 몽골의 침입을 받는 동안 공포를 느끼고 있던 유럽은 영문도 모른 채 전쟁을 대비하기도 하였다.

몽골 제국은 오랜 시간 원정을 다녔고, 지도자가 원정을 나가면 수도와 영토를 지켜줄 인물과 군인이 필요했다. 칭기즈칸의 딸들은 몽골 주변에 있는 유목민족의 장(그 당시의 리더)에게 시집을 갔고, 일부의 딸은 그 유목 국가를 통하여 몽골의 강력한 우방이 되기도 하였다. 몽골이 제국으로 유라시아를 거쳐 넓은 땅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칭기즈칸 집안의 여성의 힘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진주보건대학교에서도 2018년 몽골 국립 의과대학교 간의 교육 협력, 인적교류 및 봉사활동을 실시하였다. 코로나19 이후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2023년 7월에 7일간 몽골 Selenge 일대로 전공별 의료봉사, 보건 교육봉사 및 미용 봉사로 구성된 의료봉사팀이 파견되었다. 또한 Selenge 지역 간호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지원과 보수교육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2023년 12월 몽골 간호사협회와 Selenge 지역 간호사들의 진주보건대학교 ‘글로벌 역량 공유 프로그램’으로 실무연수와 진주시와 창원시 상급종합병원 및 보건소를 견학하였다.

간호 학습을 직접 체험하는 간호 실무 교육을 필자가 진행하는 동안, 쉬는 시간에도 몽골에서의 전공별 각자의 역할에 맞는 질문을 하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싶어 하였다. 간호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하여 그들의 진정한 마음을 알기에 성심껏 답변하고, 시범을 한 번 더 보여주며 설명하는 필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본인들이 먹기 위하여 가방에 넣어둔 캔 커피 하나를 수줍은 미소로 내밀었다.

산업체 견학의 한 코스인 모 대학병원 견학을 진행하는 동안 힘들어하실 것 같아 옆에서 팔을 잡고 응원을 해주었던 나이가 지긋한 간호사 한 분은 필자에게 한국의 의료시스템도 멋지지만 그 곳에서 또렷한 눈빛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간호사들의 몸짓에서 한국의 질적으로 높은 간호 교육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실무교육도 성심껏 가르쳐주고, 견학에서는 하나라도 더 설명을 해주려고 하는 필자에게 오히려 감사 인사로 격려하였다.
‘글로벌 역량 공유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가는 몽골 간호사들이 그들이 몸담고 있는 각자의 현장에서 훌륭한 간호를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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