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익칼럼-유언이나 묘비명이 남긴 교훈(50)
전경익칼럼-유언이나 묘비명이 남긴 교훈(50)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2.12 13:1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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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유언이나 묘비명이 남긴 교훈(50)

▶이번에는 2회에 걸쳐 미국 제16대 대통령을 지내면서 자신의 암살을 예언한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56세, 재임:1861~1865·4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사업에 손을 대었다가 22세 때 실패했다. 23세 때는 주의회의원으로 출마해서 낙선했다. 다시 25세 때 의회의원으로 당선되었지만 이듬해 연인이 사망하자 신경쇠약에 걸렸다. 29세에는 의장선거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31세 때는 대통령선거인단 인선에도 낙선했다. 34세 때는 하원의원에 낙선하였으나 37세 때 당선되었지만 39세 때 다시 낙선했다. 1850년 41세 때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 1856년 47세에 부통령 선거에 낙선, 1858년 49세 상원의원 낙선.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면서 독학으로 법률을 공부해 변호사가 되었고, 1860년 51세 때 마침내 제16대 대통령이 되었다.

미국역사상 최악의 전쟁이 남북전쟁(1861.4~1865.4·4년)이었다. 이 전쟁에서 링컨이 보여준 도덕적 용기·불굴의 의지·탁월한 정치력과 미래에 대한 비전은 북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 결과 노예제도는 폐지됐고, 합중국은 살아남아 비상하기 시작했다. 전쟁은 모두의 예상과 달리 장기화됐고 막대한 피해를 냈다.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링컨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노예해방을 선언했고, 압도적인 지지로 재선에 성공했으나 취임 직후 5일 후인 1865년 4월 15일 밤 10시경 미국 워싱턴 D.C. 피터슨 하우스 포드극장에서 윌키스 부스가 쏜 총에 맞아 암살당했다.

링컨은 1865년 4월 15일 포드 극장에서 암살당하기 3일 전 자신의 절친한 친구(워드 힐 라몬)와 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듣게. 성경에 보면 꿈 이야기가 참 많지. 우리가 성경을 믿는다면 옛날에 하느님과 천사들은 사람들이 잘 때 꿈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곤 했지. 요즘은 꿈이 아주 우스운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말이야.”링컨이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자 옆에 듣고 있던 부인이 끼어들었다.“당신, 꿈을 믿나요? 너무 심각해 보여요.” 링컨이 대답했다. “내가 꿈을 믿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에 꾼 꿈이 나를 떠나지 않고 괴롭힌다오. 꿈을 꾸고 나서 내가 성경을 펴보니까 희한하게도 창세기 28장에 기록돼 있는 야곱의 꿈 이야기가 나왔소.” 그가 너무 심각하게 말하자 부인이 놀라 소리쳤다. “당신, 겁주지 마세요! 도대체 무슨 꿈인데 그래요?” 부인도, 그의 친구(라몬)도 그에게 꿈 이야기를 해달라고 재촉했다. 링컨은 주저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우울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10일 전쯤에 나는 아주 늦게 침실에 들어갔지. 나는 곧 꿈을 꾸었지. 내 주위에는 죽음과 같은 적막이 감도는 것 같았어.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어.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지. 계속 가다가 이스트 룸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아주 소름끼치는 것을 보았지. 내 앞에는 수의(壽衣)로 싼 시체가 있었어. 그 주위에는 호위병들이 서 있었고 많은 사람들도 모여 있었지. 나는 한 호위병에게 물었어.‘백악관에서 누가 죽었소?’그가 대답했어.‘대통령입니다. 암살당하셨습니다.’그러자 군중들이 큰 소리로 울었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네. 그날 밤에 나는 더 이상 잠들 수 없었지.”그의 부인이 말했다. “당신, 그 꿈 이야기를 안 했으면 좋았을 뻔했어요. 무서워요. 나는 꿈을 믿지 않으니까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다면 계속 공포에 사로잡혀 있을 거예요.” 링컨이 대답했다. “그래, 꿈에 불과해. 여보,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맙시다. 잊어버리도록 합시다.” 그의 친구는 그의 꿈 이야기를 듣고는 곧 그대로 기록해 두었다.

얼마 후 링컨 대통령은 실제로 암살을 당했고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링컨이 죽음을 예언한 이야기는 또 있다. 대통령 선거가 있던 날 밤 소파에 길게 기대어 앉아 있던 링컨은 맞은편 벽에 걸린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을 보았다. 이상한 것은 두 개의 얼굴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링컨이 소파에서 일어나자 그 영상은 사라졌다. 다시 소파에 앉으니 두 개의 얼굴 영상이 다시 나타나는데, 하나는 정상적인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창백한 모습이었다. 링컨은 그 순간에 대통령 당선 전보를 받았다고 한다. 당선의 흥분으로 잊어버렸다가 다음날 그는 부인에게 그 이상한 영상 이야기를 하며…“얼굴이 두 개였다는 것은 두 번 대통령에 당선된다는 것이나 그 하나가 창백한 모습이었다는 것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죽게 되리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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