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중용지도(中庸之道)
진주성-중용지도(中庸之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2.15 12: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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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중용지도(中庸之道)

청룡의 해 음력 설날을 맞으니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금언옥어(金言玉語) 같은 덕담을 보내왔다. 필자의 우둔함을 깨우쳐주는 교훈임은 물론, 우리 모두가 참고해야 할 좋은 말이라 되새겨 보고자한다. 사람이 살다보면 때로는 넘치기도 하고 모자라기도 하는데 중용을 유지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덜 익은 알곡을 다 걸러내면 먹을 것이 남지 않고, 미운 사람을 다 걸러내면 쓸 사람이 남아있지 않다. 욕을 많이 하다 보면 욕에 둔감해지고, 매를 많이 휘두르다 보면 상대방의 아픔에 둔감해지기 마련이다. 소중한 나의 것이 남에겐 하찮을 수도 있고, 소중한 남의 것이 나에겐 하찮을 수도 있다. 남을 비판하는 자가 저 비판받는 줄은 모르고, 남 비난하는 자가 저 비난 받는 줄은 모른다.
타인을 잴 때는 성인군자의 도덕적 잣대를 쓰고, 자신을 잴 때는 흉악범의 잣대를 쓰면서 비난과 비판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이도 있다. 매사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처세하며 사는 것이 삶의 ‘중용지도(中庸之道)’이다. 그래서 선조들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을 그렇게 강조하셨나 보다. ​‘중용’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황희 정승이다.
안방에 들어가면 아내 말이 맞다 하고, 마당에 가면 머슴의 말이 맞다 하고, 부엌에 가면 계집종의 말이 맞다 하고, 사랑에선 아들 말이 맞다 고 하면서 누구하고도 적을 만들지 않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중용’은 쓰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삶의 지혜가 될 수도 있고, 줏대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용’이 더욱 어려운 것 같다. 삶의 중용지도를 지혜롭게 잘 활용하면 처세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중용을 잘 지키며 사는 일, 평생의 삶의 숙제인 것 같다.
따라서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자랑하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말자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나 정도가 ‘중용’이다.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할 교훈이다.’

그런데 개성이 뚜렷한 사람은 주관이 뚜렷하여 타협할 줄 모르면 고집불통 소리를 면하기 어렵고, 중용만 지키는 사람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 흐리멍텅 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러기에 모두 장단점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스스로 잘 다스려야 하지만, 성인군자(聖人君子)가 아니고서야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새기고 또 새겨서 올해부터는 중용의 도를 실천해 봐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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