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모두 행복하여라
5월엔 모두 행복하여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5.09 18:4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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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꽃들의 향연으로 세상은 온통 축제분위기이다.
가는 곳마다 봄을 닮은 옷차림으로 산과 들을 거닐며 일상에서 잠시 해방되는 기분..
생각만 해도 웃음꽃이 활짝 핀다.

물소리는 깊어가고 녹음도 짙어가니 자연과 더불어 우리도 덩달아 5월의 여왕이 된 느낌이랄까.
가끔은 이렇게 휴식의 시간을 가지면서 쉬어쉬어가는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가.

하늘, 땅, 바람, 꽃, 새, 그리고 향기, 모두 약속이나 한듯 계절의 가장 맑은 곳으로 모여 젖은 입술로 합창을 하고
고운 몸짓으로 풀잎바람에 춤을 추는 푸른 잎새들, 지난 겨울 얼어붙은 침묵 속에서 시린 바람은 숨어서 울었고
홀로 아팠던 빈 나뭇가지는 눈 덮힌 가슴앓이에 몸을 떨어야 했겠지만,

이제 산, 강, 들, 남자, 여자 그리고 사랑, 모두 약속이나 한듯 계절의 가장 밝은 곳으로 모여 그리움의 노래를 부르고 사랑에 물든 꽃빛 수채화로 수를 놓는다. 그래, 남자의 봄은 강을 건너 초록의 바람으로 돌아오라. 여자의 봄은 산을 넘어 색색의 꽃으로 피어나렴.

아무렴, 행복이란 눈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야. 바람에 나부끼는 꽃들의 향기처럼..
예쁜 풀꽃이 어서오라고 손짓하는 봄, 햇살바람이 뺨을 스치며 입맞춤하는 싱그런 봄,
세상의 모든 빛깔이 깨어나는 소리에 화달짝 놀란 봄이 땅을 걸어 구름을 안고 하늘로 핀 5월의 축제로,
문득 아름다운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

꽃잎 속의 나비처럼/ 햇살 고운 아지랑이처럼/ 이 봄엔 모두 행복하여라
희망 한줌 없는 사막의 땅도/ 가꾸고 보살피면 옥토가 되지요
마음 먹기에 따라 초가집을 궁전으로/ 지옥을 천국으로 가꿀 수도 있답니다
삶이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아요/ 희망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아요
공연히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 말아요
키 작은 채송화는/ 키 작음에 불평하지 않아요
그늘에 피는 이름 모를 풀꽃도/ 생명의 뿌리는 위대한 것, 신비로운 것
첫사랑 입술 같은/ 살랑살랑 꽃바람 불어오는/ 이 봄엔 모두 행복하여라
-‘이 봄엔 모두 행복하여라’ 이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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