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구수영/시인 디카시_송미경/시인
지친 남자가 앉아 있다
아버지였다가
나였다가
오래도록 흔들리고 있다
당신, 힘을내요당신
곁에 묵묵히 지켜봐 주는 이가 있어요
_송미경
<해설>
안과 밖을 나눌 때 그 경계에는 문이나 벽이 있습니다. 안쪽이 평안함과 보호의 구역이라면 바깥쪽은 부대낌과 견뎌내야 할 곳 같습니다. 얼마 전에 본 넷플릭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그렇습니다. 아파트 안쪽이 유토피아로 그려졌다면 바깥쪽은 죽음과 공포의 영역으로 그려졌지요. 이와는 반대로 안쪽이 ‘갇힘’의 이미지라면 밖은 ‘벗어남, 자유’의 이미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디카시 ‘안과 밖’의 포착 시에는 안쪽에는 싱싱한 스킨답서스가 심어진 화분이 놓여있습니다. 스킨답서스는 온도만 맞으면 거침없이 자라는 식물입니다. 한 마디 뚝 잘라서 물에 잠겨 놓으면 금세 뿌리를 만들어 새 줄기와 푸른 잎이 또 나오지요. 문 바깥쪽 풍경을 볼까?
소주병과 가을의 끝자락으로 보이는 황량한 잡초들이 보입니다. 설명이 없어도 쓸쓸하고 아픕니다. 시인은 그곳에서 아버지와 나를 봅니다. 아버지는 내 아버지이기도 하고 세상의 모든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한때 세상을 이끌어왔던 사람이나 사상思想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아버지처럼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친 사람입니다. 세상에서 꿈을 펼치며 흔들리기도 하겠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글_구수영/시인
송미경 시인
* 시사모. 한국디카시학회 회원
* 2018년 ‘시와문화’시 등단
* 물앙금시문학회 회원
* 서양화가
구수영 시인
* 2018 계간 ‘시와편견’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출간
* 시집 ‘붉은 하늘’ 외 공저
* ‘제1회 한국자유문학상’, ‘시와편견 올해의 작품상’ 등 수상
* 시를사랑하는 사람들 전국모임, 한국디카시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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