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족하지만 너의 무게를 나누고 싶다
기고-부족하지만 너의 무게를 나누고 싶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07 14:4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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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경남사랑나눔회 감사
▲ 최명숙
최명숙/경남사랑나눔회 감사-부족하지만 너의 무게를 나누고 싶다

나눔에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 소유가 줄어들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로 더욱 풍성해진다. 옛말에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라는 말이 진짜 사실이다.

부족하지만 너의 무게를 나누고 싶다. 지난 겨울 12월 10일 경남 사랑나눔회 유학용 회장, 석영웅 사무국장, 강권석 재무국장 등 회원들이 모였다. 경남점자도서관 회원들께 김장 나눔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정희 이사장님께서 직접 기르신 배추를 이틀 전부터 간하고 씻어 준비를 다 해주셨다.

마당에는 어제 씻어둔 배추가 가득, 한쪽에서는 가마솥의 물이 끓고 있다. 김장에는 수육이 빠질소냐 맛있는 수육까지 준비하신다. 김장하는 회원들을 위해 많이도 준비해 주셨다.

김치를 치댈 때 힘들지 않고 양념이 도망가지 않게 서서 할 수 있는 틀도 만들어주셨다. 깊은 배려다. 남을 돕는 것 만 도움이냐 돕기를 주저하지 않고 봉사를 잘 할 수 있게 해 주시는 것은 한 차원 더 높은 봉사임을 알았다.

힘을 모아 김장을 하고 통통이 담아 마무리를 하고 나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김장하는 내내 가마솥에서 삼겨진 부드러운 수육에 작년에 담아 맛의 여왕으로 바뀐 묵은지 갓담은 김치에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나눔을 할 때도 배려가 필요하다. 눈이 보이지 않는 분들께 택배로 보내면 찾기도 힘들고 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맛이 없을까 하여 회원들이 각자 나누어 한분 한분께 전달하기로 했다. 늦은 오후 단톡방에서는 잘 전달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왔다. 전달하면서 전해져 오는 공통된 소감들은 하루 누군가를 위해 김장을 하는 것도 뿌듯했지만, 전해드리면서 눈이 보이지 않으시면서도 너무나 밝은 미소에 감탄했다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봉사하면서 서로를 감사의 길로 가게하는 곳 경남 사랑나눔회이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모여 월례회를 갖고 넷째 주 일요일에 산악회에서 산행을 하는데 둘레길 걷기를 많이 한다.

나에게 남는 여력과 부족하지만 짬짬이 여력을 만들어 나 아닌 타인이 좀 더 행복해지는 것을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곳이 경남 사랑나눔회이다.

나눔이라는 것이 특별하고 원대할 필요는 없다. 매우 작은 실천일지라도 내가 나눈 나눔이 시작되기만 한다면, 그것이 조금씩 그 범위를 넓혀가며 점차 퍼지게 되면서 내 주위의 세상이 변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서로 돕고 사는 존재이다. 혼자서 무인도에 고립되어 살지 않는 한서로 돕고 사는 것이 사회이다. 때로는 일정한 보수를 받고 돕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무상의 봉사로 돕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인간 세상은 살만한 곳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고 돕고서 그것을 공치사하는 말을 한다면 어찌 될까. 그 봉사의 가치나 무게는 엄청 가벼워질 것이다. 말의 힘이 바로 그것이다. 내가 했지만 누군가에게 자랑하지 않는 것 이것이 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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