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공천 파동과 꼼수정당
진주성-공천 파동과 꼼수정당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12 14:4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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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공천 파동과 꼼수정당

양대정당이 의석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국민의힘당은 ‘국민의미래당’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당’ 이라는 ‘꼼수정당’을 또 만들었다. 양당은 지역구 의석수가 비례대표를 배정받을 수 있는 한도를 초과 할 것이 확실하니까 딴살림 차리듯이 작은댁 정당을 만들어서 지역구는 본당에 찍고 정당투표는 작은댁 정당에 찍어달란다.

애들 말로 웃긴다. 비례대표의석을 배정받고 나면 살림을 합쳐 작은댁 정당은 말없이 소멸한다. 비례니 위성이니 하지 말고 솔직하게 ‘꼼수정당’이라고 하자.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천국에 가더라도 정당과 함께라면 가지 않겠다”고 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명언이다. 비례대표의 취지는 직능대표를 뽑자는데 있었다. 지역구의 특성에 따라 낙선할 수 있는 노련한 정치인을 잃지 않으려는 애국심이었다.

국회의원 후보 신청자 면접제도 돌부처가 졸도할 노릇이다. 국민 기만용인 ‘공정한 척’ 좀 그만하자. 누가 누구를 심사하나? 심사위원이 국회의원 하지 뭘 면접 보고 앉았나. 1980년대에도 총재실이 있는 중앙당사 2층을 ‘도깨비 굴’이라고 했다. 요즘처럼 장막 정치는 아니었다.

계파 수장들이 모여서 숙의했다. 지금처럼 여론 조사가 없어도 지구당의 여론을 무시하지 못했다. 중앙당의 거물급들이 수시로 전국 순회를 했다. 민심을 읽고 당세확장을 위해 전국을 다니며 민의를 수렴하려고 애를 썼다. 그래서 지구당의 여론은 언제나 존중되었다.

원내위원장은 민원과 경조사 및 사사로운 청탁이 귀찮고 성가신 존재가 지구당이었고 원외 위원장은 도전과 재기를 위한 활동무대였다. 인근 하동군 선거구에서 무려 여덟 번을 공천받고 한 번 당선된 문부식 전 의원의 경우가 그 때문이다. 지구당에는 정치 지망생들이 상주하는 곳으로 제 돈 내고 제 돈 쓰며 운영했고 경리담당 여직원 1명만 위원장이 급료를 지급했다.

현역이 되고 나면 지구당이 목에 걸린 가시 같아서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왜곡하여 2004년 정당법을 개정하여 지구당을 폐지했다. 지구당은 정당의 창당과 해산, 입당과 탈당 등을 책임지는 정당 구성의 기본단위이다.

따라서 현위원장을 추종하는 사람들만 입당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당을 바라보고 입당하는 것이어서 차기 위원장이나 국회의원 입후보자의 서열 경합이 소리 없이 이어지는 곳이 지구당이었다. 조속히 부활시켜 공천의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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