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어선 전복 사고를 수사 중인 해경이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통영해양경찰서는 전복 사고 실종자 수색 닷새째인 13일 오전 통영항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해양안전심판원, 해양수산부, 경상국립대학교 조선공학과, 선박설계업체 8개 기관의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합동 감식을 했다.

감식 현장에서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감식을 통해 스크루에 걸린 로프(어장용 밧줄, 낚싯줄)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로프를 비롯해 타 선박·물체 충돌 여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전복 어선 감식 결과는 최소 4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육지로 인양된 사고 선박은 높이 5ｍ 이상의 파란 천막으로 설치돼 현장에서는 선미(배 뒷부분)의 끝부분만 살짝 보였다.

해경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의 요구에 따라 천막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남해안 어선 사고로 인한 실종자가 인근 일본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일본해상보안청에서 협조 요청을 할 방침이다.

이날 합동 감식을 시행한 사고 선박 A호(20t급·근해연승어선)는 지난 9일 오전 6시 29분께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68㎞ 해상에서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해경은 A호가 지난 8일 오후 8시 55분 이후 항적 기록이 사라진 것을 토대로 해당 시각 전후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승선원 9명 중 한국인 선장 1명을 포함해 외국인 3명은 의식이 없는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숨졌다.

나머지 한국인 1명과 외국인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김병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