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디카시 광장-입춘
수요 디카시 광장-입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19 14:39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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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 구수영/시인 디카시_조문정/시인

입춘

 


그곳에도
퀵 서비스 될까
허공을 가로지르는 그리움
봄이 오고 있는데

_조문정



<해설> 어떤 학자는 그림과 글, 그리움의 어원이 ‘긁다’라고 합니다. 생각을 긁으면 글이 되고 형상을 긁으면 그림이 되고 마음을 긁으면 그리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일부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움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립다’라는 시집도 있지만. 사실 그리움은 상실 후의 감정입니다. 오늘 디카시도 ‘그리움’입니다. 하늘을 나는 연과 시인은 ‘그리움’이란 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득 떠나간 사람 얼굴이 떠오릅니다.

이제는 영영 만날 수 없는 사람, 혹 꿈에서라도 볼까 기대하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지요. 그와 함께 맞았던 수많은 봄, 그 봄이 다시 오고 있습니다. 떠난 사람도 봄처럼 다시 올 수 없을까요. 할 수만 있다면 퀵서비스에게 부탁해 잘 있는지 묻고 싶고 맛있는 음식도 보내 주고 싶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 이어진 요즘인데, 갈 수 없는 곳을 향한 시인의 사무친 마음은 허공만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남은 사람의 몫은 그리움뿐입니다.안도현 시인의 ‘그리움 죽이기’라는 시가 있습니다. 그리움이란 놈을 죽이기 위해 칼을 갈아 내리치고 자르지만 잘라낼수록 되살아나기만 합니다. 시의 끝부분에서 시인은 고백합니다. “아뿔싸/그리움이란 놈/몸뚱이 잘라 번식함을 나는 몰랐다”라고. 어쩌면 시인들의 오장육부는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 마음을 긁고 있으니까요.


글_ 구수영/시인

 

조문정 시인
* 계간 ‘시와편견’등단
* 시사모, 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시집 ‘시인의 국밥집’ 상재
* 동인지 ‘붉은 하늘’ 외 11권 공저
* 진주에서 ‘조문정국수집’ 운영 중
 

 

 

구수영 시인
* 2018 계간 ‘시와편견’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출간
* 시집 ‘붉은 하늘’ 외 공저
* ‘제1회 한국자유문학상’, ‘시와편견 올해의 작품상’ 등 수상
* 시를사랑하는 사람들 전국모임, 한국디카시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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