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자연이 주는 선물
아침을 열며-자연이 주는 선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3.25 14: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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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자연이 주는 선물

예전에 어르신들이 계절에 맞추어 무엇인가를 준비할 때 음력의 절기가 우리한테는 딱! 맞는다고 말씀하시며, 계절별 이불과 옷가지를 준비하셨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모든 것을 시작하는 기점이 양력 3월은 꽃샘추위가 있다. 양력 3월은 학교에서는 새 학기를 시작하고, 관공서에서는 새로운 일정으로 시작하지만,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은 것 마냥 낮에는 두꺼운 옷으로 몸을 감싸고, 잘 때는 겨울 이불로 포근함에 빠져 잠들곤 한다.

춘분은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로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과 청명의 중간의 절기로 매해 양력 3월 21일 전후에 들어 있다. 춘분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한다.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춘분점에 이를 때, 태양의 중심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은 정동(正東)에 음(陰)은 정서(正西)에 있어 춘분이라 한다. 그래서 춘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면서 나물을 캐어 먹는다.

청명은 24절기의 다섯 번째 절기로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있고, 비로소 논농사를 준비하였다. 청명은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우리 조상은 농사를 짓다 보니 청명의 날씨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청명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바닷가에는 어종이 많아져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기에 그해 청명에는 날씨가 좋기를 바라기도 했다. 반면에 청명에 날씨가 살짝 어두워야 그 해 풍년이 된다고 하여 날씨가 너무 해맑지 않았으면 좋게다고 기대하는 지역도 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어 ‘내 나무’라 하여 자녀가 혼인할 때 장롱을 만들어줄 재목감으로 사용하기 위해 나무를 심기도 하였고, 이날 성묘를 가기도 하였다.

절기 하나에 지역마다 다른 의미를 담고 미래를 담아 모든 일이 잘 풀어지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양력 3월 중순 이후 춘분과 양력 4월 초의 청명에 봄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 시작된다. 겨울의 힘겨움을 모두 이겨내고 새색시 마냥 수줍게 피어오르는 봄꽃뿐만 아니라 초록 잎을 보이며 기지개를 켠다. 경이로운 자연이 우리에게 인사하면 우리는 자연이 주는 모든 것을 함박 안아 들고 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봄꽃 축제와 함께 먹거리 축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우리가 즐기는 모든 축제가 자연이 주는 선물인 것이다. 우리는 자연이 주는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자연을 살뜰이 챙기고, 아프지 않게 다루며, 우리의 도리를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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