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방의원 지선 공천보험용 충성 경쟁 도 넘어
경남 지방의원 지선 공천보험용 충성 경쟁 도 넘어
  • 배병일기자
  • 승인 2024.03.26 17:30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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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후보 하수인 노릇·선거운동원으로 눈도장 받기 혈안
줄서기 구태 재연…지지선언 일부 시의원 대놓고 선거운동

오는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경남도내 지방의원들이 자당 후보 선거운동에 사활을 걸고 있어 차기 지방선거 ‘공천 보험용’충성 모드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보수층 지지세가 강한 경남지역의 경우 ‘국민의힘 공천은 당선’이라는 등식이 국회의원 선거때마다 반복되면서 국힘 소속 지방의원들이 2년 후 지방선거 때 사실상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 눈도장을 받기 위해 자당 후보 지지선언은 물론 명함을 돌리는 등 드러내놓고 선거운동 벌이고 있어 지역민들로부터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야당 기초의원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2년 후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공천권을 갖게 될 국회의원 눈치보기가 지방의원의 선거운동에 나서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진주시의회 소속 A 시의원은 진주의 모 농협 결산운영공개 현장에서 자당 후보의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운동원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지방의원으로서 역할은 방치한 채 차기 지방선거에서의 공천을 의식한 정치적 셈법으로 총선 후보 선거운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초선인 A 시의원의 경우 각종 행사장 등에 앞장서 B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수행 역할을 도맡고 있는 등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나서는 모양새를 두고‘나이도 젊은 초선의원이 벌써부터 줄을 서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거창함양산청합천 지역구 국민의힘 도의원 5명과 비례의원 2명 등 7명은 지난 2월1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태호 국회의원 지지를 선언했으나 김태호 의원이 양산으로 출마하게 됨에 따라 다시 신성범 후보를 지지하는 등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또 5일에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선거구 시·도의원들이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천남해하동 선거구 역시 이 지역 도·시의원 9명과 하동군의원 1명이 총선 후보의 기자회견에 도열해 소위 ‘병풍’을 쳤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일부지역 시도의원들 사이에는 타 지역 시도의원들의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두고 “우리도 지지선언 기자회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어 유력후보자의 눈도장을 받기위해 안달이 난 모양새다

또 총선일이 다가올수록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올린 SNS 게시글을 자신의 계정을 통해 그대로 퍼 나르는 등 특정 후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은 지방선거 때 지역구 내 광역·기초의원 후보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갑’이다. 차기 공천을 바라는 ‘슈퍼 을’인 지방의원으로선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원인으로 지방의원 선출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지방의원 선출은 정당 공천제로 이루어지기 있기 때문에 중앙 정치권 예속은 도리없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경남 지역 한 기초의원은 “기초의원은 지역에서 시민들과 밀착 해 표밭을 일구는 최일선 조직이다”며 “총선에 나오는 후보의 경우 총선에서 본인 도와준 사람에게 차기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주려고 하지 않겠느냐”며 "정당마다 공천관리심사위원회가 있지만 지방선거 때만 되면 공천권을 쥔 국회의원 입맛에 맞는 사람들이 공천을 따낸다”고 말했다.

지방의원들이 자당 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측면에서 '충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실상 공천권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에게 '충성 경쟁'을 벌인다는 지적과 함께 '패거리·줄서기' 정치라는 비판도 적잖다.

지방의원들이 지역민을 위한 정치보단, 자신의 정치적 이득에 우선한 정치적 처신에 골몰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국회의원에 예속된 지방의원 무용론이 나오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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