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희 시장이 칭찬하는 허현철 계장의 공복 정신
이창희 시장이 칭찬하는 허현철 계장의 공복 정신
  • 김봉철기자
  • 승인 2013.06.03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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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곳에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

▲ 이창희 진주시장
▲ 진주시 녹지공원과 허현철 계장
6월 2일 일요일. 오랜만에 후배들과 산행을 떠났다. 그동안 토, 일요일에 행사가 많아 평소 즐기던 등산을 하지 못했다. 후배들과 등산한번 하자는 약속을 한지도 몇 달이 지났다. 봄철에 워낙 행사가 집중되다 보니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이날도 오전에 진주 강씨 종친회 체육대회에 참석하고 경남도민신문이 주최한 축구대회에 참석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오늘 등산을 하지 못하면 봄에 등산한번 하자는 후배들과 약속을 영원히 지키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 일정을 비웠다.
1시경 상봉동 봉산사에서 후배들을 만났다. 모두 11명이었다. 함께 등산을 하기는 좋은 규모였다. 봉산사로 해서 비봉산 정상을 통해 비봉산 뒷길을 걷는 트래킹이었다. 비봉산 뒷길은 언제 걸어도 좋은 길이다. 마음 맞는 후배들과 함께 길을 걸으니 그동안의 피곤이 다 사라지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주변에는 오디 수확이 한창이었다. 이 지역은 우리나라 오디의 주산지이다. 예전에는 오디는 과일이라기 보다는 누에고치를 치다가 부산물로 나오는 아이들 먹거리였다. 그것이 세월이 바뀌어 이제는 오디가 건강식이 되었다. 지금은 뽕나무 보다 오디가 더 돈이 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노지의 산딸기는 아직 수확철이 되지 않은 듯이 보였다.
비봉산 뒷길은 진주가 보유한 아름다운 길이다. 우리나라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길이다. 길 주변의 산딸기, 오디 과수원을 비롯해 다양한 산약초들은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6월의 태양아래 비봉산 길과 숲은 싱그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비봉산 길이 끝나고 말띠고개를 건너서 선학산으로 들어섰다. 선학산 길은 비봉산 길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선학산길은 아름다운 숲길이다. 이름 모를 아름드리 활엽수에서 뿜어 나오는 나무향기는 코끝을 간질이고 있었다.
선학산길을 접어들어 조금 오르니 정상이 나왔다. 선학산 정상에는 전망대를 만드느라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이 공사장에서 뜻하지 않은 사람을 만났다. 진주시 녹지공원과 허현철 계장을 만난 것이다. 일요일이라 공무원이 현장에 나와 있을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잠시 놀랬다. 나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허 계장 역시 나의 출현에 놀란 것 같았다. 서로 놀라 얼떨결에 악수를 하고는 일요일인데 왜 나왔느냐고 물었다. 전망대를 만들려면 수도가 필요해 상수도 공사를 하고 있는데 감독 차 나왔다고 했다. 아마도 곧 장마철이 오니 상수도 공사가 제때 이루어지는 지 걱정이 돼서 나온 것 같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업무를 챙기기 위해 일요일인데도 현장에 나와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감동이 밀려왔다. 함께 산행한 후배들도 감동한 것처럼 보였다. 진주시 공무원 중에도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다.
함께한 후배들 입에서 “진주시 공무원 대단하네...”하는 탄성이 튀어나왔다. "선배님은 저런 사람을 잘봐 두었다고 승진시켜야 합니다.”는 조언도 나왔다. 진주시 공무원은 1500여명 남짓하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진주가 그래도 아름답고 조용하며 사건사고가 없이 평온한 것은 다들 저런 공무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허 계장의 '공복정신'으로 인해 나는 후배들에게 얼굴이 났다. 산행을 마치고 뒤풀이 자리에서까지 후배들의 허 계장 칭찬에 내가 괜히 어깨가 으쓱해졌다. 저런 공무원과 함께 진주시장을 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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