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 역시 일에만 온갖 열정을 쏟아 부으며 앞만 보고 달려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서 누군가가 또 다시 그 길을 가라고 하면 못갈 것 같은 아니 가지 않을 인생의 한자락이었다.
30대 초반에 진주시 어린이집 1호를 개원하며 꿈 많았던 시절이 그럭저럭 20년 문턱에 왔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콘크리트 속에서 머무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자연 속에 자연과 함께 마음이 예쁜 아이들로 키우고 싶은 욕심에, 언젠가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유아교육기관을 꼭 만들어야 겠다고 혼자 다짐하며 먼 길을 나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렸다.
그 약속을 위해 달리다 보니 사람과 사람 속에서 생기는 피로감 또한 함께하지 않으면 지나갈 수 없는 길목이었다. 그 인생행로 속에 생기는 피로감은 사람에 의해서 생기고 사람에 의해서 아름답게 회복시켜주기도 한다.
우리에게 더 큰 행복을 꿈꾸게 하는 것 역시 사람밖에 없다. 수많은 경쟁 사회 속에서 견주어야 하고 밀어내고 이겨야 하고 얻어야 하는 순간이 반복 되면서 애초의 자신과 너무 멀어져 버린 것 같다.
귀찮다는 이유로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미루고 소홀히 하다보면 정작 소중한 것을 할 기회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주변의 모든 것에 미안할 뿐이다. 가족과 사랑 우정 같은 것들이 당장 급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찮은 일도 아니다. 모두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들이다. 빨리 가는 데는 소용없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오랫동안 멀리 가려면 반드시 챙겨야 할 것들이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직원회의 때 많이 사용하는 ‘언젠가 할 일이면 지금하고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면 내가 하고 어차피 할 일이면 즐기면서 하자’라는 문구를 생각하며 그렇게 우리가 모두 지금보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그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행복하게 발휘하며 더 좋은 내일이 함께 하기를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