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무한봉사는 부처님 동체대비 사랑 실천하는 것
40년 무한봉사는 부처님 동체대비 사랑 실천하는 것
  • 김영우기자
  • 승인 2014.01.0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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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추천포상 대통령상 수상자 여래원 동봉스님

 
40년 무한봉사는 부처님 동체대비 사랑 실천하는 것


봉사는 누가나 할 수 있어
오직 실천하는 정신이 중요

요즘 사람들 욕심이 너무 많아
마음 비우면 행복해지게 돼

모두가 물질의 노예에서 벗어나야
우리사회 갈등 양극화 해소 가능

부처님의 자비는 중생의 괴로움을 자신의 괴로움으로 하기 때문에 '동체대비(同體大悲) 사랑이다. 나와 부처가 혹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동체대비, 즉 자비는 실천되는 것이다. 무소유의 동체대비 사랑으로 40여년간 봉사에 천착해 온 진주시 상봉동 여래사(원)의 동봉스님이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정부는 평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거나 거액을 장학금으로 쾌척하는 등의 공로가 큰 우리시대의 진정한 영웅 33명을 국민추천포상을 통해 선정했는데 40여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묵묵히 사랑을 실천해 온 동봉스님도 기꺼이 포함된 것이다.
동봉스님은 지난 79년부터 매년 경로효친을 실천해 왔으며 교도소 재소자 교화사업, 소년소녀 장학금지급, 낙도어린이 지원, 어린이 놀이터 놀이시설 설치, 수재민 돕기 등으로 40년 넘게 한결같은 이웃사랑과 진정한 자비를 실천해 왔다. 또한 경로사상의 쇠퇴로 각종 사회병리 현상이 심각한 현실을 안타까워 생각하며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올해까지 40여회에 걸쳐 어르신들을 모시고 시민위안잔치를 해마다 베풀고 있다. 또한 매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재소자들과 자매결연을 통해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등 세속 나이로 70을 넘은 지금에도 다방면에서 의욕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청와대에 다녀 온 스님을 만나 진정한 봉사정신과 우리가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견을 들어 보았다.<편집자주>
 


▲ 동봉스님이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표창을 받은 뒤 기념찰영을 했다.
-너무나 큰 상을 받으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솔직히 말씀드려 이 상은 여래원 신도들이 받아야 되는 것인데 염치없이 내가 받게 됐습니다. 불자들의 공덕을 강탈한 것 같은 느낌이고 날 강도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주위에서 자랑하고 하니까 상좌들이 스님은 나서지 말라고 해서 축하법회도 그래서 상좌들이 마련하게 됐습니다.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사람이 많은데 별 한 것도 없는데 너무나 과분한 상을 받게 돼 황송할 따름입니다.


-스님의 40년 봉사활동을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 포상 대상자는 국무총리 표창과 대통령 표창, 훈장을 받은 사람도 있는데 청와대 행사장에서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니 상을 받을만한 사람들이 뽑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에 제가 포함된 것은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제가 30대인 1971년 진주 의곡사 주지직을 맡았던 시절 거제도 해금강을 가게 됐습니다. 당시 해금강은 주민들의 살람살이가 너무 어려워 쌀한말 가지고 시집가면 부잣집이라고 할 정도로 가난한 동네였습니다. 그래서 해금강 갈곶리의 조그마한 초등학교를 지나 가는데 호미를 들고 필터도 없는 새마을 담배를 피우고 계시는 영감님을 보게 됐습니다. 이분이 해금강초등학교 정성덕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거기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교장선생님이 호미를 들고 청자나 그런 담배가 아니고 새마을 담배를 피우느냐고 물었더니 교장선생님이 학교 학생들의 어려운 가정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때부터 해금강초등학교에 배구공과 축구공 학용품을 비롯해 앰프시설 등을 연차적으로 설치해주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연결이 되어서 바깥 나들이를 한번도 하지 못한 학생들을 개천예술제에 초청하게 됐습니다. 그것이 봉사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입니다.


-봉사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진주로 초대해 개천예술제를 구경시켜 준 해금강초등학교 학생 중에서 나중에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됐는데 저에게 주례를 부탁해 부산에서 주례를 해 줄때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 재매결연을 맺어 도와 주었던 교도소 재소자 중에서 출소 후에 재범을 하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으면서 부인을 데리고 와서 스님 덕분이라고 고마워할 때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 경로사상의 쇠퇴로 각종 사회병리 현상이 심각한 현실을 안타까워 생각하며 어른을 공격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올해까지 40여회에 걸쳐 어르신들을 모시고 시민위안잔치를 해마다 베풀고있다.
-스님의 봉사활동을 보면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이 유난하신 것 같습니다.
▲1970년도에 접어들면서 경제개발로 살기가 조금 나아지면서 핵가족문화의 확산으로 어르신들을 등한시하는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잘못하면 우리고유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경로효친 사상이 자칫 사라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1979년에 제일극장에서 처음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만 해도 재정이 열악해 매년 행사를 하지 못하다가 요즘은 능력도 되니 매년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로잔치를 시작한 햇수로는 40년이 넘었지만 행사 횟수는 20회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재소자들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범법자들이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이 부인하고 법적으로 이혼이 되고 가족들하고도 인연이 끊어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진주교도소만해도 적을 때는 800명에서 많을 때는 1200명의 재소자가 있는데 이 가운데 여래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재소자는 20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10명이 있습니다. 이들 재소자들의 상황은 너무나 열악합니다. 부인과 가족들이 면회도 오지 않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들을 가족들처럼 대해주고 다소나마 위로해 줄 수 있는 길은 종교단체가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서 자매결연을 통해 한달에 한번 방문해 도와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여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번도 거르지 않았으며, 제가 몸이 안 좋아 수술을 했을 때도 거르지 않고 방문했습니다.


-출가를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이 된 것은 팔자라고 생각합니다. 세속보다도 산중에 있는 절 기와집이 좋고 바깥보다 산이 좋으니까 찾아온 것이고, 절에서 교육을 받고 거기에 젖다보니 불교에 귀의하게 된 것입니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부처님이 바라는 세상이 이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의 정신은 동체대비요 자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실천될 수가 없다 보니까 내꺼 다 가지고 그러다보면 자비가 베풀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을 비우는 무소유의 정신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우리사회의 양극화와 계층간 세대간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해결방안은 뭡니까.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물질만능주의에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물질이 없으면 안 되지만 모두가 물질의 노예가 되어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려면 종교인들이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역지사지의 자세로 모두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양보와 이해를 하지 않으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현명한 삶은 어떻게 사는 것입니까.
▲지나친 욕심이 문제의 화근입니다. 절대 너무 많이 가지지 말고 먹을 만큼 먹고 '등 따시고 배부르다'는 옛말처럼 자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물질이 중요해 지는 것은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경쟁에 휘말리다보니 경쟁에 이기기 위해 물질을 동반하게 되고 우리 모두가 물질의 노예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너무 물질에 천착하지 않고 어느 정도 물질에도 만족할 줄 아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불교계와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불교계에 한마지 하자면 중은 성직자라고 하기보다는 고행자입니다. 고행자가 물질이 풍부하면 정도를 이뤄내지 못합니다. 춥고 배고픈데서 이뤄지는 것입니다. 중국 불교의 시조인 달마대사에서 6대 혜능스님까지 이 분들이 머무르며 수도한 곳이 한결같이 집이 아니고 바위굴 밑이었습니다. 거기서 공부를 했다는 것은 추위와 비바람만 막고 공부를 했다는 것인데 소유욕이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절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오고 외형적인 것만 너무 치중하는 형편입니다. 내적인 정신을 추구해야 하는데 외적인 것을 너무 치우쳐 있다 보니 아무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저는 보살들한테 절에 올 때 절대 좋은 옷 입고 오지 말라고 합니다. 이는 서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주어진 상태에서 자기의 상황에 불만을 갖지 않으면 행복한 것입니다. 불만을 가지다 보면 자꾸 욕심 더 부리게 됩니다. 중도 그렇고 일반인도 그렇고 욕심이 지나치면 불행해 집니다. 현재 놓여 있는 이 상태에서 만족하다 보면 발전이 안 될지는 모르지만 마음이 편안하게 됩니다.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년 덕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지난해는 계사년 검은 뱀의 해라고 해서 안 좋은 해라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여러 가지로 다사다난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안 좋은 일들과 기억들은 깨끗하게 잊고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힘찬 말들이 달리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신나게 뛰고 발전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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