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조 높은 공연·전시로 도민 문화향유 욕구충족
격조 높은 공연·전시로 도민 문화향유 욕구충족
  • 김영우기자
  • 승인 2014.01.14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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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문화예술회관 서영수 관장

 
1949년에 시작된 개천예술제는 우리나라 종합예술제의 효시로 초기에는 대통령이 참석할 정도로 역량 있는 행사였고 전국 문화예술인의 경연장으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지역마다 축제가 난립하기 시작하면서 쇠퇴일로를 걸었다.

1990년대 말 진주예총회장으로서 개천예술제를 관장하던 서영수(60) 남강유등축제 예술총감독은 당시 예술제 발전기획위를 구성해 해결책 마련에 찾기에 나서 2년여간의 치열한 논의 끝에 유등축제를 특화하기에 이른다. 이후 2000년부터 개천예술제에서 분리된 국제등축제가 시작돼 2002년부터 남강유등축제로 명칭이 바뀐 뒤 문광부 우수축제와 최우수축제를 거쳐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실질적 창시자인 서영수씨가 올해 초 경남도문화예술회관의 관장이 됐다. 11명이 지원한 예술회관 관장 공모에서 서 관장은 지역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해박한 지식과 비전, 활동능력을 인정받아 경남 문화예술을 이끌 수장이 된 것이다.

서 관장은 한국연극협회 진주지부 지부장, 한국예총 진주지부 지부장을 거쳐 경남문화예술회관 기획실장,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진주문화예술재단 기획실장·상임이사로 활동했다. 이에 본보에서는 신임 서영수 경남도문화예술관장을 만나 포부와 운영계획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다음은 서 관장과의 일문일답.

-관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말씀해 달라
▲사실은 1988년 개관할 때 도내 예술인 70여명을 모아서 '내일 그리고 또 내일'이라는 작품으로 개관기념공연을 직접 했다. 그때도 도에서는 개관기념으로 서울에서 큰 공연을 유치하려고 했다. 그러나 도문화예술회관 개관은 지역으로 볼 때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해서 도내 예술인들이 첫 공연을 하게 된 것인데 감회가 깊고, 첫 공연을 한지 25년만에 우여곡절 끝에 책임자가 된 것도 감회가 새롭다. 예총회장과 진주문화재단에 근무하던 시절 사무실이 예술회관에 있어서 20년간 함께 해 우리 집처럼 편안하다는 느낌이다. 직원들 중에서 스텝 분들은 다 아는 분들이어서 더욱 편안하다.

 
-경남도에서 본인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해 관장직을 맡겼다고 보는지
▲응모과정에서 이런 부분을 도에 강조했다. 문예회관 역할은 중요한 것이 두 가지이다. 하나는 격조 높은 공연 전시를 많이 해서 도민의 문화향유 욕구를 총족 시켜 주고 문화예술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경남 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이 공연 전시를 잘 할 수 있도록 잘 뒷바라지 하는 것이다. 그걸 잘해서 경남문화예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경남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을 뒷바라지 하려면 단체와 예술인을 많이 알아야 한다. 그런데 전임 관장들을 보면 서울 등 외지에서 오다 보니 파악할 정도가 되면 임기를 마치는 그런 게 되풀이 됐다고 했다.

또 몇 년전 추진한 예술회관 리모델링은 잘못됐다는 점을 말했다. 돈을 200억원 가량 쓰면서 실제 무대음향 조명 등의 시설은 놔두고 외형에만 돈을 쓴 부분은 예술회관 실정을 제대로 모르고 추진한 것이다. 만약 저한테 그 돈을 주면 예술회관 지하에 300~350석 규모의 소공연장을 짓겠다고 했다. 경남도예술회관이지만 실제 관객의 90%가 진주시민이고 이용하는 예술단체도 70%이상이 진주단체들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실정이나 지역예술단체를 잘 아는 사람이 맡으면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런 부분이 도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예술회관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인지
▲예술회관의 역할은 주가 전시공연이다. 예술회관은 일단은 전시공연은 품격이 있는 작품들이 공연돼야 한다. 학생이나 아마추어처럼 성숙되지 않은 작품은 학교나 다른 전시장에서 하고 예술회관은 격이 있는 작품을 전시 공연해야 한다. 그런데 너무 격을 강조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진다. 재미라는 요소도 포함을 시켜야 하므로 공연을 선별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 문화예술회관 주변이 너무 조용하다. 예술회관 주변에서는 성악연습도 하고 나팔도 불고 북적북적하는 분위기가 돼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조용하다. 에너지와 활력이 넘쳐 역동적인 모습이 보이도록 예술회관 주변에 다양한 행사를 유치해서 예술회관에 가면 분위기가 살아 있도록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관장이 되기 전 예술회관의 가장 큰 취약점이 뭐라고 보셨는지
▲예술회관 운영에서 고민되는 부분이 아마추어 공연과 클래식 일반대중 예술을 구분하는 이런 부분이 애매하다. 한때는 대중가수가 예술회관에서 노래를 하느니 못하느니 하는 이야기가 거론되기도 했다. 지금은 이미자 공연도 세종문화회관에서도 한다. 클래식이다 대중예술이다 이렇게 굳이 구분 지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지금 현재 케이팝 바람 한류바람의 주류가 대중예술이다. 재미있고 예술회관에서 저런 공연도 하네 하는 그런 공연이 없다. 그래서 도민들이 흥미를 갖는 공연을 많이 유치하겠다. 진주시민과 도민들이 자주 예술회관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술회관에 오면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우선 1층에 커피숍을 열기로 했다. 커피도 마시며 편안하게 쉴 수도 있고 예술공연도 보고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

 
-예술회관이 지역민과의 밀착이나 유대가 취약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역민과 밀착이 잘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구성원들 보면 안다. 현재 직원 50%가 도공무원이고 나머지는 계약직 스텝인데 도공무원이 예술회관에 배치 받으면 제일 한직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어렵다. 스텝들과 화합하는 부분도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어서 이런 화합하는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겠다. 예술회관에 배치 받더라도 임기동안 열심히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도록 하겠다. 29명 조직원 모두가 화합해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예술회관 활성화를 위해 진주지역의 역할도 중요할텐데
▲도문화예술회관이다보니 진주시와 시민들하고 예술회관 강좌를 한다든지 교육프로그램도 있다. 진주시에도 이런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예술회관과 진주시가 같이 연계해서 강좌를 하게 되면 활성화가 될 텐데 현재 시에서 하는 프로그램과 남남으로 되어 있다. 앞으로 시와 연계해서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서 활성화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남강유등축제를 처음으로 창시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까지 만들었는데 소회는
▲1990년대 들어 개천예술제가 갈수록 쇠락하고 종합예술제로서의 경쟁력이 없어지게 됐다. 당시 전주대사습놀이와 광주비엔날레, 부산영화제, 거창연극제 등이 태동해서 엄청나게 달리고 있을 때 개천예술제는 과거 행사를 반복하는게 그쳤다. 당시 예총회장 하면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특화하자를 하자고 생각했다. 지역 예술단체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특화를 하자고 했는데 2~3년동안 논쟁을 했으나 각 지부의 이해관계 때문에 예술행사는 특화를 못하고 말았다.

이에 진주 민속행사를 특화해서 예술제와 상생해서 해보자고 해 합의가 돼서 등축제의 출발을 하게 됐다. 십 몇 년 하다 보니 운이 좋았던지 10년만에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되고 대표축제 졸업하고 우리 때문에 명예대표축제라는 명칭까지 생겼다. 이번에 문화관광부로부터 2억원을 지원 받은 것은 명예대표축제에 주는 것이다. 앞으로 갈 길은 글로벌축제 밖에 없다. 글로벌 축제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내 아이디어는 고갈됐다. 너무 경직돼 좋은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 뭔가 새로운 다른 게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몇 사람 없었지만 지금은 관심 갖고 좋은 아이디어 제공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내가 관여 안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이 됐다고 본다.

 
-남강유등축제가 대표축제를 졸업하게 되면 국비지원이 중단되는데 자립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진주 실정으로 볼 때 최적의 자립방안은 지금처럼 국도비 많이 받고 부분 유료화를 늘려가는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진주는 축제장소의 구조 자체가 다른 축제장하고 틀린다.

남강과 진주성 전체가 축제장이기 때문에 이걸 통제해서 돈을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 진주성만 돈을 받으려고 용역을 해보니까 진주성 입구 두 곳이 굉장히 협소해 축제기간 저녁에 시간당 1만명이 성 입구에 모이는 것으로 나왔다. 그럴 경우에 입장 퇴장이 엄청나게 불편하게 돼 진주성 입장료를 받는 게 문제가 좀 있다. 또 진주성에서 돈을 받고 내려오면 부교에서 또 돈을 받는데 줄을 서야 한다. 이럴 경우 외지인들에게 내년에 다시 오겠느냐고 물었을 때 30~35%가 안 온다는 응답이었다.

축제에 외지인 200만명이 오는데 하루 쓰는 돈이 평균 5만원인데 35%가 감소하면 진주의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다. 그래서 완전 유료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유등뛰우기와 부교관람 수입 등 부분유료화가 맞다는 것이다. 어느 특정한 곳을 막아놓고 돈 받는 것은 고민을 더해야 한다.

-남강유등축제가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진출해 세계적인 축제가 되고 있는데
▲글로벌축제는 세계적으로 브라질 삼바축제, 영국 에딘버러축제, 독일 옥스포드축제 등이 3대축제인데 이들 축제기간에 전 세계인이 모인다. 지금 우리는 이들 축제처럼 전 세계인들이 잘 모른다. 그래서 지금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등축제를 통해 홍보를 하는 것이다. 아울러 진주등축제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들을 진주 10월축제에 끌어오는 방법이 뭔지 고민해야 한다. 외국인의 진주유치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서 보여주는 것도 그만큼 힘이 든다. 경제적으로도 작품 만들어 싣고 가야하는 등 어려움이 있으므로 우리축제에 외국인이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진주등축제가 글로벌축제가 되기 위해 풀어야 될 숙제중 하나가 진주로 많은 외국인들을 보러 오게 하는 것이다.

-관장직을 맡으셨는데 앞으로도 남강유등축제도 관여하게 되는지.
▲진주문화예술재단 상임이사로 있으면서 상근으로 일했는데 예술회관 관장직을 맡으면서 재단 상임이사직을 사임했다. 재단 이사회에는 각계각층 16명의 이사가 있는데 앞으로 평이사로 회의에 참여해 자문역할은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등축제 저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서울등축제 문제는 지금부터 잘해야 한다. 진주시가 서울시와 세가지를 합의했는데 첫째는 등이라는 이름을 빼고 다른 이름으로 하자는 것이고, 둘째는 컨텐츠 내용도 바꾼다는 것이며, 3번째는 서울축제의 기획단계에 진주에서 2~3명이 참여하는 것이다. 세 번째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 진주와 상충되지 않도록 잘 조정 해결해야 한다. 앞으로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 서울등축제는 앞으로 서울빛축제로 가닥을 잡든지 레이저빔을 이용한 그런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 보고 있다. 진주 등축제와는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 김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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