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김해박물관 ‘땅속에 묻힌 염원’ 특별기획전
국립김해박물관 ‘땅속에 묻힌 염원’ 특별기획전
  • 창녕/홍재룡 기자
  • 승인 2011.08.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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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군 말흘리 불교관련 금속공예 500여점 유물공개

▲ 국립김해박물관 1200년전 창녕 말흘리 사찰사건 유물전시
국립김해박물관(관장 송의정)은 구산동 박물관 기획전시실(가야누리 3층)에서 ‘땅속에 묻힌 염원’을 주제로 무려 500여 점의 유물을 공개하는 특별기획전을 오는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연다.
지난 2003년 창녕군 화왕산 인근 말흘리 370-1번지에 위치한 지름 70cm의 구덩이 안 쇠솥에서 500여점에 달하는 불교관련 공예품들이 출토됐다.

당시 지름 70cm의 구덩이 안 쇠솥에서 500여점에 달하는 금빛 찬란한 불교관련 공예품들이 출토됐다.
하지만 이 화려한 금속공예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
이번 전시는 출토상황의 특수성과 출토유물의 성격, 당시의 시대적 상황 등을 감안해 1~3부로 나눴다.
제1부 ‘퇴장(물러나 감추다)’에서는 사찰에서 사용되던 도구들이 어떠한 이유인지는 모르나 한꺼번에 땅 속에 묻힌 출토상황의 특수성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퇴장(유물을 의도적으로 묻는 것으로 제사나 의례처럼 종교 신앙과 관련된 경우도 있으나, 전란이나 그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약탈에 대비해 몰래 묻어두고 떠난 경우) 관련 유물들이 발견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으나, 엄청난 양의 통일신라시대 금속공예품들이 쏟아져 나온 예는 없었다. 시기는 다르나 청주 사뇌사, 경주 굴불사터, 전주 화엄사터 등의 비교 유물들을 통해 ‘퇴장’의 의미와 특징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제2부 ‘장식엄정(깨끗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위엄있게 꾸미다)’에서는 대부분 불전을 장식했을 장엄구(莊嚴具)로 추정되는 창녕 말흘리 유적 출토유물의 성격과 쓰임새 등을 모았다.
100여점에 달하는 금동장식판들의 형태와 그 속에 새겨진 문양 등은 사리기의 천개(天蓋) 장식을 연상시킨다. 창녕 말흘리 유적에서 출토된 장엄구들은 크기나 수량 등 규모면에서 사리기 장식은 아니지만, 그와 같은 성스러운 숭배의 자리인 불상을 모신 불감(佛龕)의 천개 장식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3부 ‘염원(간절히 바라다)’에서는 아름답고 엄숙한 불국정토(佛國淨土)를 구현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담긴 장엄구들을 땅 속에 몰래 묻어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1200년 전의 시대적 상황 등을 추적할 수 있다.

김해박물관 관계자는 “1200년 전 이름마저 잊혀진 창녕 말흘리의 어느 사찰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전시회”라며 “사건속에 담긴 많은 이야깃거리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잃어버린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로 당당히 기록될 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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