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공동과제는 잘 사는 것이다
우리의 공동과제는 잘 사는 것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4.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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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에 따라, 짐승처럼, 아귀처럼, 세월호의 선장처럼 주변을 지옥으로 만들며 살아가기도 한다. 눈앞 이익만 탐하며 원칙을 무시한 채 날뛰는 자들은 아무리 바른 법을 알려주어도 ‘쇠귀에 경 읽기’이니, 가슴만 답답할 뿐이다.

이성에 빠지고 술에 젖고, 도박에 미쳐서 이를 악물고 파멸의 문을 향해 만신창이가 될 때까지 괘락의 궁전 속을 헤매다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잃어버린 자들도 많다.

바른 법이란 세간의 이익이나존경과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이런 것들을 모두 버렸을 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어떤 삶을 살던 그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선택이며, 자신의 책임이다.

곪은 씨앗을 심고서 열매를 바라는 것은 도둑심보다. 독자(讀者)대부분은 가정과 가족이 있는 성인일 것이다. 가정은편안하고 화목해야한다. 가정에는 생활의 윤활유인 ‘돈’이 있어야 의식주가 해결된다. 천하의 인격자들도 의식주해결이 안되면 티격태격 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곤란 때문에 빚어지는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적정한 수입은 있어야만 좋은 남편, 좋은 아내, 좋은 부모구실을 할 수가 있다. 우리의 공동과제는 잘 사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악의 뿌리는 돈 그자체가 아니라, 돈에 대한 애착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정을 지옥으로 만들고, 돈이 없으면 태양마저 어둡다. 허나, 씩씩한 기상(氣象)과 굽히지 않는 절개와 꿋꿋한 마음으로 정직한 돈만 벌어야한다. 유전자생무전자사(有錢者生無錢者死)다.

돈이 많으면 장사도 잘하고, 소매가 길면 춤도 잘 춘다. 이렇게 돈이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힘을 가졌다지만, 돈을 따라다니다 길을 잃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 갖는 것이 생명의 바탕이 되어야한다.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지면 물 항아리가 가득 차듯’ 반복된 작은 행위가 커다란 결과를 가져온다.

어떠한 행위를 반복 하느냐에 따라 훗날 엄중한 결과를 받게 된다. 훔친 물이 더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더 맛이 있더라도,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니면 절대취하지 말아야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부정불법에 저항하고 사회적 약자를 돕는 연습을 반복해나가자. 시간이 가는 것은 일할날짜와 살날이 줄어들어 가고 있는 안타까운 증거이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기에 언제나 등 따습고 배불러야 느긋할 수 있고 양보할 수도 있다. 가족을 남 앞에 떳떳하게 내세우려면 경제적 궁핍만은 없어야한다. 그렇더라도 한꺼번에 큰돈을 벌기위해 날뛰는바보는 되지 말자. 우리사회는 젊은이들까지 한탕주의와 사치풍조에 물들어가고 있다.

길만 나서면 모두 사치품들만 즐비하게 내걸려 있어, 아차하면 사치나 유흥의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환경이다. 요한일서에“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우리를 이같이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하였다. 서로를 사랑으로 감싸주는 연습을 하자.

말로 가르치면 말로배우고, 몸으로 가르치면 몸으로 배우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모방하고 배운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모범적인 언행을 보여주는 역 활을 다하자. 아이들 앞에서 어른과 스승을 공경하는 언행을 사용하자.

아이들은 부모가 존경한 사람은 같이 존경하고, 부모가 무시한 사람은 같이 무시해버린다. 무시한 사람에게는 배울 마음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서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계속모방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사람은 악에 물들기는 쉽지만, 선에 물들기는 참으로 어렵다. 돈쓰기는 쉬지만 돈 벌기는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머리칼이 단 한 가닥이라도 유혹의 바퀴에 끼이면 온 몸이 말려든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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