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각자의 다양한 개별성을 키워주는 교육돼야
학생 각자의 다양한 개별성을 키워주는 교육돼야
  • 이경화기자
  • 승인 2014.08.11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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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대학교 교무처장 류성기 교수

 
진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문학박사 류성기 교수는 약 30여년 동안 초등교육을 지도하는 교원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일에 몸바쳐 일하면서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어교육 전반에 대해서이다. 그 중에서도 말하기·듣기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너무 감정적 음성언어 문화에 익숙해진 우리 사회에 합리적 음성언어 문화를 결합시키기 위하여 토론 교육 방법에 대하여 연구하여 지도하고 있다. 또 창의력 신장 교육을 하기 위하여 토론 교육을 비롯한 교육연극을 활용한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연구하여 지도하고 있다. 류 교수는 한국의 초등교육발전을 위하여 한국초등국어교육학회 회원으로서, 이사로서, 회장으로서 활동하였으며, 한국화법학회 이사로서 일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듣기·말하기 교과서 심의위원, 집필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지금은 교과서 편찬 연구위원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류 교수는 최근 교실이 살아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이스라엘 교육과 핀란드 교육에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학교 운영 시스템 개선하기, 스승 양성, 학생이 살아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하여 ‘하부르타’ 토론하기 등을 주창하고 또 몸소 실천해 가고 있다.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이다.


다음은 류성기 교수와의 인터뷰이다.

1.교육과 국가의 관계에 대하여 알아본다.

-처장님, 안녕하세요? 요즈음 교육과 학교 발전을 위해 수고가 많으신데
▲네, 안녕하세요. 찾아 주셔서 감사하다.

-그럼, 먼저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다. 국가는 왜 교육에 힘을 기울여야 하나
▲교육은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미래에 우리나라를 이끌고 갈 동량들을 길러내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미래에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국가에서는 국가와 인류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하여 교육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교육과 국가의 힘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국가나 사회에서 할 일들은 너무나 다양하다. 농업, 수산업, 과학 등 다양한데 이러한 일들을 할 사람이 없다면 국가는 발전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과거 의학이 발전하지 못할 때는 가정에서 자녀들을 많이 잃었으나 의학의 발달로 죽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이는 학생들에게 의학을 가르치고, 활용하여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육을 통하여 많은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일꾼을 길러내야 국가의 힘이 커지는 것이다.

▲ 오산학교 교사 및 학생들
-그래서 과거 도산 안창호, 남강 이승훈 선생은 교육을 통한 힘 기르기를 주창하는 것인가
▲그렇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나 남강 이승훈 선생은 교육을 통한 도덕, 지식, 애국심을 기초로 한 실력배양론을 주창함으로써 일본침략기로부터 벗어나고, 근대화에 대한 열풍을 일으키려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신민회’(비밀 결사대) 조직하고, 신민회 사업으로는 평양에 ‘대성학교’를 세워 독립운동의 인재와 국민교육의 스승을 양성하려고 했다. 그리고 남강 이승훈 선생은 1907년 7월에 평양에서 안창호 선생의 ‘교육진흥론’ 강연을 들으신 후 서당을 개편해 신식교육을 가르치기 위한 ‘강명의숙’을 설립했다. 그리고 이어서 중등교육기관으로 민족운동의 요람인 ‘오산학교’를 열었다. 그래서 조만식 등의 많은 인재를 배출해 국가의 독립과 힘을 키우는 교육적 금자탑을 이루어 놓았다. 이처럼 교육은 국가의 힘을 키우는데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2.가정교육의 문제점과 대책을 알아본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성향을 어떻게 보는가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은 우리 교육의 원동력이다.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졌다는 것은 자녀 교육을 통해 가정의 힘을 기를 뿐만 아니라 국가의 힘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정교육을 유아기 때와 학령기 때로 나눈다면 먼저 유아기의 가정교육 양상과 교육 방법에 대해 말해 달라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자녀가 태어나서 2~3년이 지나면 실내에 낱말카드를 붙인다. 또 조금 지나면 유아원, 유치원, 학원 등을 보내면서 구구단 표를 붙이고, 읽고, 쓰고, 풀게 하는 조기학습을 시킨다. 장점은 말하고 듣는 언어습득은 생후 2년 정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때 언어습득을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지만 단점은 대부분 내용을 알게 하는 내용중심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녀들의 학습능력이 발달돼 있지 않은 분야에까지 조기학습을 시키면 오히려 정신적 스트레스로 그러한 분야에 대한 혐오감마저 생길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외우는 형태보다는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동화책 등을 그냥 읽어주는 것에서 벗어나 가끔 질문도 해 가면서 읽어주면 사고력이 더 발달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학령기 때의 가정교육의 양상은 어떻고, 또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학습지도는 학교에 맡기고 방과 후에는 학원에 보내어 예능학습이나 보충·심화학습이나 선수학습을 시킨다. 하지만 초·중학교 시절에는 운동하고, 취미 생활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건전한 활동들을 하는 것, 여러 가지 책을 많이 읽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 공부하면서 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건강이나 사회성이나 학습 의욕 등을 저하시키게 되어 오히려 악영향을 가져오게 할 수도 있다.

3.학교교육의 문제점과 대책을 알아본다.

-2012년도에 우리나라 교육이 OECD 국가 가운데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를 차지했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미국 교육도 한국의 교육을 본받아야 한다고 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 학교교육에 대해 평가한다면
▲PISA 평가에서 상위에 드는 나라로서 우리나라와 핀란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래서 다른 나라 교육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교육을 시찰하기 위하여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을 시찰한 사람들은 이거는 아니라고 한다. 내용위주의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기 때문이다. 너무 심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교실은 교사가 살아있고, 학생은 죽어있는 교실, 학생들이 피동적인 교실이다. 얼마 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대책을 찾기 위해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교수를 초청해 ‘시민의 안전과 국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이때 지적한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의 하나로 상명하달 방식의 의사소통 구조, 유교적인 교육 문화를 들었다. “학교 선생님의 지시 없이는 움직이지도 못하고 복종을 강요당했던 문제점도 일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것은 우리 교육에서 짚어봐야 할 중요한 내용이다.

▲ 하부르타 교육 방법을 설명하는 류성기 교수님 수업 장면
-능동적 교육 풍토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그러한 학습 방법을 유대인의 하부르타 토론 교육 방법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녀가 학교에 갔다 오면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지?’라고 묻는데, 유대인들은 ‘오늘 학교에서 뭘 질문했지?’라고 말하고,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기를 잡아주는 교육’을 하는데, 유대인들은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을 한다. 그런데 사실 유대인들은 ‘고기 잡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교육’을 한다. ‘하브루타’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답하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토론 교육 방법이다. 이때 정답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대신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한다. 다양한 생각들을 귀중하게 여기고 사고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핀란드도 교육선진국이라 하는데, 핀란드 교육은 어떠하며, 우리나라가 본받을 점은 무엇인가
▲핀란드 연구소 대표 정도상 교수는 핀란드 교육에 4가지 원칙이 있다고 했다. 교육 기회 균등, 낙오자 없애기, 차이와 다름 인정하기,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에 지장 안 받기이다. 핀란드도 예전에는 11세 때부터 직업교육의 공민학교와 학업을 계속하는 문법학교로 양분해 차별적 교육이 이루어졌었다. 1970년대부터 20년 동안 개혁을 하여 중학교 3학년 때까지 9년 동안 동일한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것은 현재 우리나라와 같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핀란드에서는 잘하는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도록 하고, 잘못하는 학생에게는 보조교사 등을 붙여 잘하게 만든다. 그리고 배움의 속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교사나 학생, 학부모 모두가 인정하여 학년 유급제도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그리고 공부를 하고자 한다면 충분한 경제적 지원으로 국가가 책임지고 공부하도록 한다.
그리고 핀란드 교육에서 한 가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교사’이다. 핀란드 교사는 연구자로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핀란드 장래를 교사 자기들이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 교육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학부모들도 교사를 신뢰하며, 존중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교사가 되기도 어렵고, 또 교사 직업이 좋은 직업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대부분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점이나, 헌신적으로 지도하는 점이나,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내는 점에 있어서는 핀란드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4.정부 측면에서의 교육 발전 방법을 알아본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6-3-3-4 제도이다. 이러한 교육제도를 융통성 있게 활용하여 교육 발전을 가져오는 방법은 없는가
▲우리나라의 6-3-3-4 제도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유급제도가 없는 것은 개개인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한 학년 과정을 충분히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다시 1년을 더 가르쳐서 알도록 한 후 진급시켜야 한다. 또 특별교사, 보조교사를 두어 지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인문계와 실업계 고등학교로 나누어 간다. 그리고 한번 가서 그대로 3년을 다니고 졸업한다. 그러나 인문계에서 적성이나 능력이 되지 않아 제대로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면 유급하거나 실업계로 전학가고, 실업계에서도 자기 적성에 안 맞거나 더 인문계 쪽으로 더 공부하고 싶고 능력이 된다면 인문계로 옮길 수 있는 길을 열어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처럼 학교에 공문이 많은 나라에서는 학교마다 행정교사가 있어야 한다. 소규모 학교인 시골 학교에서는 교사 수가 적어 담당한 업무가 많아 수업 시간에도 공문을 써서 보내야 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고 하니 학습지도에 충실하기 어렵다. 교사들이 공문의 짐에서 벗어나 교육에만 열중하도록 해야 충실한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 교대생들의 봉사실습(학습지도 도우미 활동)
-우리나라 교육 정책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나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다니다 해외학교를 다니는 학생은 다시 한국에 들어와 다니기보다는 외국 학교에 그대로 다니기를 원한다. 저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경쟁을 통한 학교 교육 정책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경쟁을 통한 교육정책은 하위권에 있는 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공부를 잘 해도 2등은 스트레스를 받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쟁 구도의 학교 교육을 협력하는 학교 구도로 바꾸어나가야 한다. 한 가지 기준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고, 학생 각자의 다양한 개별성을 존중하고, 그 개별성을 키워주는 교육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러면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의식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도 필요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 차원에서 학교 교육 이외에도 꼭 해주어야 할 교육이 있다. 부부 교육, 부모 교육, 학부모 교육이 그러한 것들이다. 서로 간에 어떻게 믿음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대화해야 하며,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들을 배워야 좋은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다.
특히 학부모는 자녀와의 관계도 있지만 학교, 교육정책과의 관계도 깊다. 자녀가 학교에 입학한다고 가방이나, 옷이나, 운동화를 사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교육들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이경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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