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경제의 중추 대우조선해양 매각되나
거제 경제의 중추 대우조선해양 매각되나
  • 거제/이상욱기자
  • 승인 2015.01.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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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내실 다져 위기상황 돌파”
▲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새해 공식 출범한 통합 산업은행이 새해들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홍기택 통합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DB인프라자산운용을 제외한 자회사를 모두 팔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회장은 아직 매각 대상 자회사와 매각시기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설이 나도는 가운데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업계에선 산업은행이 보유중인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가장 우선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매출 12조2464억원에 영업이익 3조1825억원을 낸 알짜 회사인 만큼 매각작업에 탄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6021만7183주(31.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18일 골프장 써닝포인트CC를 운영 중인 자회사 에프엘씨(FLC)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비주력 계열사의 매각은 원활한 인수합병(M&A)을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이 매물로 나올 경우 에너지 사업을 영위중인 국내 대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세계 유일의 해양플랜트 건조기술을 보유한 데다 LNG(액화천연가스) 및 LPG(액화석유가스)선박 건조 기술력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시너지가 효과가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시장에서는 GS와 한화, 포스코를 꼽고 있다. 이들 모두 지난 2008년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한화그룹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수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데다 최근 삼성그룹의 에너지사업부문을 인수한 만큼 재도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또 포스코는 철강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권오준 회장이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았던 만큼 시너지 확보를 위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GS의 경우도 에너지 사업 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며 에너지전문사업기업으로 확장을 노리고 있어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순탄치 만은 않다. 잇따른 주가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전년에 비해 절반인 3조6000억원으로 줄어 ‘공적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해외매각을 타진해야 하나, 방위산업을 영위중인데다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국내 여론 및 정부도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점도 부담이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팔려도 국내 기업에 팔려야 한다. 해외매각은 안된다”며 “만약 해외로 매각이 결정된다면 방위사업부문을 별도 회사로 만들어야 하고, 노조측의 반발도 예상돼 고려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런 가운데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5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회사 시무식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업계상황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실을 다져 위기를 극복할 것”을 강조해 대조를 보였다.

고 사장은 “올해도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러시아 사태로 인한 불안 요인, 그리고 유가하락에 이은 오일메이저의 투자 축소로 전반적 시장은 여전히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더욱이 자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중국과 엔화 약세를 앞세워 부활을 노리는 일본 등 국내외 경쟁자들과의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철단익강(鐵鍛益强,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이라는 말처럼 창사 이래 우리는 시련과 고난이 깊을수록 더욱 강해지고 성장해왔다”면서 “올해 어려운 상황을 맞아 역설적으로 우리 회사는 ‘상선시장의 절대강자’, ‘해양시장의 선두리더’, ‘방산시장의 글로벌 신흥강자'로서 입지를 굳히는 한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내실을 중시해야 한다”며 “특히 가스선 대량 건조도 체계적으로 잘 준비해 회사 수익성을 견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에서만 37척의 건조계약을 따내며 총 149억달러를 수주, 국내 대형조선사 중 유일하게 수주목표 초과달성에 성공했다. 단일 조선소에서 한 해 동안 LNG선이 30척 넘게 계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스선 분야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확고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선 대량 수주 한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향후 건조 및 인도일정에도 차질이 발생치 않도록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 사장은 새해 경영방침을 ▲기술리더십을 통한 시장선도 ▲주도혁 혁신으로 코스트 리더십 강화 ▲신뢰받는 책임경영 ▲함께하는 행복공동체 실현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고 사장은 “끝으로 강조 드리고 싶은 것은 ‘안전’”이라며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할 때 안전은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이다. 을미년 한해도 우리 모두 지혜와 열정을 모아 '대 해양 시대의 주역'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자”고 말했다. 거제/이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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