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력이 인간승리를 결정한다
지구력이 인간승리를 결정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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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과학의 발달로 많은 정보를 단시간에 쉽게 얻을 수 있어서 편리하고 삶은 윤택해졌다.


그러나 현실은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으며, 오히려 사회갈등과 대립만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미 행복할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지만 서로가 마음의 벽 때문에 갈등과 시비에 휘말리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현대인들은 돼지 꼬리 잡고 순대 달라하듯 성급하기만하다. 봄에 심으면 가을에 거두어들이는 자연에서 모든 것을 배워보자.

속전속결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밥 먹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한다.

덕택에 위장병환자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돌부처보고 아이 낳아 달라하듯, 너무 성급한 민족이다 보니, 봄에 씨 뿌려 놓고 가을을 재촉하게 된다.

매사를 서둘면 불안하고 초조할 수 밖에 없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욱 중요시 하도록 하자.

어떤 계획에 실패했더라도 최선의 결과라면 만족할 줄도 알자. 성실한 미달은 성공이다.

작은 실패에 호들갑떨면 돌미륵도 웃을 일이다. 서둘지 말고 꾸준히, 성실하게 살아가자.

실패에서 지혜, 경험, 능력을 얻는다. 진실된 마음으로 좀 더 차분하게 최선을 다하는 노력, 그 자체를 스스로 성공이라 평가하며 살아간다면 인내력은 저절로 신장될 것이다.

동냥자루도 제멋에 차는 것이지만, 모든 시비만 내려놓게 되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

수행자들이라고 하여 남보다 나은 구석은 별로 없다. 그저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 노력하고, 자기 내부의 선한 성품개발을 머리에 붙은 불 끄듯 필사적으로 해나간 것뿐이다.

따라서 부처님가르침을 ‘실천’에 옮기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을 뿐이다. 욕심은 불안과 초조를 불러온다. 내 욕심만 챙기면 남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놀부가 제비다리를 부러뜨려서 얻은 박을 톱질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어리석은 모습은 돼지도 비웃을 일이다. 힘든 일은 내가 먼저하고 얻는 것은 내가 뒤에 얻겠다는 자세로 살아가자.

무거운 돌을 들면 얼굴이 붉어진다. 자기진실을 상실하면 남들 평판에 신경쓰게 된다.

진실성이 결려되면 공연한 트집과 자기합리화로 인내의 힘마저 잃게 된다.

‘뒤를 돌아보고 울기보다는 앞을 바라보고 웃으라’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밝은 앞날을 바라보며, 미래지향적 소망과 희망 속에 살아가자. 확실한 꿈이 있어야 오늘의 고통을 잘 참아낼 수 있다. 늘 불안하고 초조한 것은 현재가 어렵다기보다는, 미래가 암담해서이다.

지구력이 인간승리를 결정한다. 강한 자가 잘 참고, 잘 참는 자가 강한사람이다.

한 번 더 참는 동안보다 밝은 내일이 약속된다. 나에게 방해된다하여 뒷집 짓고, 앞집 뜯어내라는 식의 무리한 욕심과 위험한 행복을 거부하자. 우리는 이 세상 하직 메달을 목에 걸고 살아간 사람들이다.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는 날, 대성통곡할 일만은 만들지 말자.

부처님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전법하시다, 길에서 입멸하셨다. 그분은 권력도 없었고, 재물도 한 푼 없었다. 돌절구도 밑 빠질 때가 있고, 영구불변이란 없는 것이지만, 그분은 생전에도, 입멸 후 지금까지도, 미래에도, 영구불변의 최상의 예우와 추앙을 받게 된다.

삶에서 ‘경제적 이득’, 즉 ‘돈’벌이에만 우선가치를 두면, 대들보 썩는 줄 모르고 기왓장 아끼는 것처럼 어리석은 마음 되어, 더 모으려는 데서 빚어진 오만과 많이 가진 물질에서 촉발된 방탕이 정신적 안정을 해치게 된다. 국민정서가 불안하면 뒤웅박 신고 얼음판에 선 것처럼 위태롭고, 불안하며, 오히려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갈등만 심화된 것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천천히 꾸준하게 가치 있는 인생을 창조하는 길로 다함께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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