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도시가 미래의 경쟁력...녹생환경은 내가 먼저 지켜야죠...
다음은 강호철 교수와 일문일답.
-진주시 등의 기관에서 각종 위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
▲현재 경남과기대 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과 경남도 문화재위원, 도시계획위원, 건설기술심의위원을 맡고 있으며 경남도 공원녹지 기본계획 및 진주시 녹지네트워크 수립 용역 등 다수의 녹지사업을 주관했다.
-외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도시환경을 어떻게 생각하나
▲외국의 도시환경이 좋은곳을 보면 주어진 환경과 문화를 바탕으로 도시가 발전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의 대부분은 도심공원이나 녹지, 오픈스페이스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단기간의 압축성장으로 오직 공간적 효율과 경제논리가 우선했다. 그러다보니 도시기반사업에서 녹지가 배제되어 왔다. 도로나 상하수도, 전기가 필수시설이고 도시공원이나 녹지, 오픈스페이스는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라 생각되어 왔다.
-그렇다면 진주시의 도시환경은 어떤가
▲진주는 도시 골격이 워낙 준수하다. 남강이 서에서 동으로 흐르고 도시 주변을 비봉산과 망진산, 선악산이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형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도시시민 1인당 9㎡의 녹지를 권장하고 있다 진주시는 지표상으로는 녹지를 충족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녹지의 절대량이 부족하고 질적으로 낙후돼 있다. 대부분 장기 미집행 공원으로 남아있고 지역별 편중으로 공원 소외지역 발생한다. 또한 접근성 부족으로 공원이용 효율이 저조하다. 이는 공원녹지의 연계성 부족이 원인이며 공원녹지간의 네트워크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조경에 대한 인식이 제한적인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조경은 건축물이 완성된 후 주변에 나무나 잔디를 심고 뒷마무리를 해주는 정도의 영역과 역할에 국한하여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조경의 영역은 실로 중요하고 광범위하다. 작게는 실내정원이나 뜰에서부터 크게는 도시 및 지역계획이나 국토환경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역할과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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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도시환경 분야 최고권위자
도시 녹지네트워크 수립 등 활동
진주 비봉산 복원에 앞장서기도
25년간 외국의 도시와 지역 답사
푸른환경 만들어 후손에 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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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러곳을 답사하신 걸로 아는데
▲25년동안 세계 약 300여개 도시에서 30만장 정도 찍은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책과 사진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는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의 경우 적도 가까이 위치한 작은 도시국가이면서 나라 전체가 숲속에 묻혀 있는 녹색도시의 깨끗한 이미지로 국가 경쟁력을 이어가는 세계적 관광휴양도시임과 동시에 선진 문화도시로 성장 발전시켰다.
-최근 비봉산을 되살려야 하다는 여론이 비등한데 어떻게 보는가
▲많은 학교들의 교가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신선 경지의 산이 비봉산이다.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빠 방치 상태나 다름 없었다. 이제라도 이곳의 상처를 치유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가꾸는 일이 필요하다.
▲비봉산은 진주의 상징과 같은 산으로 풍수에서 말하는 배산임수의 배산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풍수적 지형을 바탕으로 선조들은 이미 천년전에 진주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진주의 옛날 관공서인 관아를 비롯해 진주향교와 사찰인 의곡사, 근대의 많은 학교들이 비봉산 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비봉산 살리기 사업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벤치마킹할 사업이 있는지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뉴욕의 산업화를 이끌던 하이라인은 1980년을 기점으로 기차운행이 중단된 뒤 개발론자와 보존론자 사이에서 치열한 공방 끝에 10년에 걸친 의견수렴과 준비를 통해 지금의 녹지 공간으로 재탄생해 뉴욕시민의 힐링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비봉산 살리기가 마무리되면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지
▲진주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되찾는 중요한 역할과 의미는 물론 시민들의 여가와 건강을 챙겨줄 수 있는 힐링 캠프 역할도 기대된다. 한편 꺼져가는 구도심의 온기를 살리는데도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비봉산에 사유지가 많아 복원사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해결방안은 없는지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린트러스트 운동이란 시민의 힘으로 도시의 녹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강호철이란 사람이 10만원으로 비봉산에 2평을 사서 시에 기부를 하면 녹지 2평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시에서는 나무식재를 통해 숲을 복원하고 나무에 기부자 이름을 명명한다면 큰 사업비를 들이지 않고도 사유지를 매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비봉산은 진주 출신 출향인사나 시민이라면 누구나 아련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비봉산을 살리자고 하면 기꺼이 도와줄꺼라고 생각한다 시 재정자립도가 20%밖에 안되는데 그 많은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하겠는가 .
-비봉산 살리기를 위해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민들께서 그린트러스트 운동에 적극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 시민이 투자하고 시민이 관여해야 애정을 가지고 더 아끼게 된다. 그래야만 지속적으로 비봉산 복원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비봉산을 복원해야 한다는 진주시의 의지에 큰 박수를 보낸다. 비봉산 복원 사업이 일과성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해 단계별 실행 전략을 마련했으면 한다.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관 주도형이 아니라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해 시민운동으로 승화시켰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외국 선진 환경도시들을 계속 탐방하고 그것을 우리나라에 적용시킬 방법을 찾는데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정서와 시대정서에 맞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미래의 도시 경쟁력은 높고 화려하게 치장된 현대적 시설만이 아니라 맑고 푸른 환경과 문화가 어우러진 살기 좋고 머물고 싶은 쾌적한 도시환경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도시가 활력을 되찾게 되고 지속 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자자손손 건강하게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