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화를 막는 방법
사막화를 막는 방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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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화/창원시의원(무소속)
얼마 전 유엔 3대 환경협약의 하나인 사막화방지협약 총회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우리지역 창원에서 열렸다. 무리한 개발과 자원 오남용으로 해마다 심각해지는 지구 사막화 문제를 함께 모여 고민하고 해법을 찾으며, 동시에 사막화와 토지 황폐화 현상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재정적·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의미 있는 행사이다.  

12일 동안 계속된 이 행사를 지켜볼 때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너무 작아 지도에도 잘 나타나지도 않는 나우루공화국이 떠올랐다. 자동차로 30분이면 나라 전체를 둘러볼 수 있고, 인구도 만 명 정도인 나라인 나우루 공화국은 산호초에 앨버트로스의 똥이 쌓여 만들어진 섬나라이다. 그런데 이 섬 전체를 덮고 있던 인광석이 석유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바람에 세상에서 가장 부자가 된 나라이기도 하다. 모든 국민에게 전기에서 식량까지 무상공급했으며 집집마다 가사도우미를 보내 아이를 돌보게 해 일하지 않고도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그야말로 지상낙원과도 같은 나라였다.

하지만 인광석이 고갈되기 시작한 1990년부터 국민들의 건강은 물론 삶의 터전과 생활력도 모두 잃어버렸다. 수입 가공식품을 즐겨먹으면서 주민의 90%가 비만이고 50%가 당뇨를 앓게 됐고, 풍요로운 생활을 지속하려 호주의 난민들을 위탁 수용하기도 하고, 국가가 조성한 기금으로 투자도 해보지만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바위만 남은 땅은 농사도 불가능해 나우루 공화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가난한 나라가 되고 말았다.

절대 만들어낸 우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인 이 나우루 공화국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의 욕망이 낳은 비극으로 이따금 책을 통해, 아니면 매체를 통해서 소개되곤 하는데 우리지구촌도 그 전철을 그대로 밟아 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행사가 열리는 내내 도로마다 빽빽이 걸려있는 사막화 방지 협약 총회 가로등 배너는 왜 그렇게도 많은지. 한 번 쓰고 버리는 현수막은 왜 저리도 많이 내걸었는지. 도심 곳곳에 필요이상으로 걸려있는 사막화방지협약 총회 가로등 배너가 사막화, 사막화라고 부르짖는 것만 같았다.

사막화방지협약 총회를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생뚱맞게도 사막처럼 메말라 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도 떠올랐다. 얼마 전 식당을 찾았다가 희한한 광경을 목격했다. 20대 청년들이 식당에서 밥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동안,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스마트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이었다. 카카오 톡이나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는 거라고 했다. 함께 있되 함께 공유하지 못하는 시간들, 그것이 비단 20대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고물가에 고유가에 고금리까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가족은커녕 이웃의 삶을 돌아다 볼 여유도 겨를도 없다. 누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어떤 고민을 앓고 있는지, 어떤 문제로 힘들어하는지 굳이 알려고도 하지 않고, 보려하지 않는 것 같다. 때문에 우리네들의 마음의 땅은 촉촉하게 기름지기는커녕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사막 한 가운데처럼 쩍쩍 갈라져 있지나 않을까 또 한 번 걱정이 들었다.
지난 30일 일요일에는 창원 소답동에 사는 소답 청년
회 회원들이 동민화합대회와 효도잔치를 열었다. 다들 넉넉한 살림도 아니고, 바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매년 한해도 빠지지 않고 지역의 어른들을 모시고 효도잔치를 마련하고 있다. 작은 행사이지만 이웃 간의 화합을 도모하는 젊은 청년들의 땀방울이 새삼 아름답게 보인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리 사는 지구의 사막화를 막는 일, 내가 쓰는 종이 한 장 아끼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듯, 우리 마음의 사막화를 막는 일은 작은 공동체에서 이웃과 함께 소통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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