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시 소매치기 조심해야
해외여행시 소매치기 조심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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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 관광계열 교수
해외여행 중 분실에 대한 우려는 여행이 끝나 집에 도착해야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분실에 대한 사례가 가장 많은 나라들은 단연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일 것이다.

우선 유럽국가에서는 이탈리아 로마를 꼽을 수가 있다. 몇 해 전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이와 같은 분실사고를 본 적이 있다. 로마에서 바티칸 시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부터 입장이 이루어지는데 많은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였다. 보통 4줄에서 5줄로 2km이상씩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데도 그 사이로 들어와 소매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바티칸시티를 보려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행색이 누추한 여인이 간난아이를 안고 옆 사람에게 계속 돈을 달라고 구걸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급적 그 여인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주변에 서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선을 피하고 있던 사이에 한 관광객의 지갑을 소매치기한 것이었다. 지갑을 분실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은 그 여인이 떠나고 한참 후였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지갑을 꺼내려는데 분명히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지갑이 없다는 것이었다. 되짚어 생각해보니 아까 구걸했던 그 여인에게 소매치기를 당한 것이었다. 지갑 속에 들어 있었던 신용카드와 신분증, 현금 등을 분실한 사실을 곧바로 가이드에게 연락을 하여 긴급하게 상황을 대처한 적이 있었다.

또한 로마에서 식사를 하기위해 일행이 이동하는 중에 소매치기를 당한 것을 보았다. 거리에서 일행이 식당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어린아이 몇몇이 우리 일행에게 신문과 껌을 들고 사라는 제스처를 하였다. 우리 일행을 따라오면서 그 중 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몇 명이 달라붙어서 사달라고 하며 정신을 혼동시키는 과정에서 허리에 찬 복대속의 지갑을 소매치기한 것이었다. 이렇듯 아무리 주의를 많이 기울인다고 하여도 순간의 방심으로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순간의 방심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데 그 중 외국에서 기대이상의 환대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우리 학과 졸업생이 인도를 여행하던 중 경험한 일이다. 보통 외국에서 만난 사람들이 한국을 와 보았다거나, 예전에 한국의 어디를 가보았는데 정말 좋았다 등의 말을 걸어오면 경계심이 풀리며 더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우리 졸업생에게도 인도인이 다가와 이런 대화를 하여 경계심을 푼 후 건네주는 음료를 마시고 깊은 잠에 빠진 것이다. 한참 후 눈을 떠 정신을 차려보니 돈과 여권뿐 아니라 신고 있던 신발까지 벗겨간 것을 알게 되었다. 공항근처에서 대중교통을 잡으려고 기다리다가 그런 황당한 일을 당한 것이다. 겨우 공항으로 들어가 다행히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 어렵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해외여행을 갈 때 큰 트렁크 가방을 제외하고 보통 작은 가방을 등에 메거나 복대를 이용하는데, 등에 메는 가방은 되도록 앞 쪽으로 메는 것이 좋다. 물건을 꺼내기도 쉬울 뿐 아니라 소매치기를 방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금과 신용카드, 여권과 같이 중요한 물품들을 한 군데에 넣은 것보다 여러 곳에 나누어 넣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여행가기 전 여권사본과 여권사진 두 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권은 머무르는 호텔의 금고에 넣어 두고, 시내를 여행 할 때 자신의 신분을 확인해야할 경우에 대비하여 사본을 가지고 다니면 된다. 여권사진 두 장은 혹시 여권을 분실했을 때 급행으로 여권을 신청할 경우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홍콩의 유명식당을 여행가이드 책에서 발견하고 방문하여 식사를 하니 빈 의자에 올려놓은 가방에 덮개를 씌워주는 것이었다. 그것은 예기치 않은 소매치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그 식당의 서비스였다. 이처럼 해외여행 중 모든 식당과 상점이 이런 서비스를 해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건 매우 드문 일이고, 자신의 물건을 스스로 챙기는 것이 즐거운 여행을 위한 지혜로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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