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묵묵히 실천하는 건축사
‘노블레스 오블리주’ 묵묵히 실천하는 건축사
  • 합천/김상준기자
  • 승인 2015.11.10 13:55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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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뿌리건축사 박점근 대표

 
합천군 합천읍에 위치한 뿌리건축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점근(52) 대표는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 지역의 어려운 주민들에게 이웃사랑을 수년째 실천하고 있다. 연신 겸손한 말로 자신을 낮추며, 앞으로도 직접 뛰어다니며 더 다양한 봉사를 하고 싶다는 박 대표. 건축사로서도, 봉사자로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하며 남들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그를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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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자격증 건축사로써 열정
감사·표창장 가득 설계 인정    
사람이 행복한 공간 만들고파
 
건축일과 함께 이웃사랑 실천
작은 나눔이지만 사회에 환원  
현실맞는 봉사로 도움 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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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나눔, 2등의 행복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

박 대표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눔을 행하는데 있어, 많은 이들이 2%의 나눔만 행하더라도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것들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만 사회에 기부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진 것의 2%만 사회에 환원하더라도, 어려운 이웃들이 좀 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안타까워요. 저는 어릴 때 어렵게 자랐습니다. 없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아껴야 하는 생활이었죠.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려운 가정환경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습니다. 겪어봤기 때문에 더욱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 뿌리건축사는 합천 야로면사무소를 방문하여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관내의 조손가정 3가구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현금 150만원을 기탁했다.
그는 요리를 직접 배워 만든 음식을 어르신들께 대접한다는 소박한 꿈도 갖고 있다.
 
“작은 꿈이 있다면, 요리를 배워서 직접 만든 음식을 어르신들께 나눠드리는 겁니다. 올해에는 꼭 배워서 이번 겨울에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요. 새해 해돋이를 보러 오시는 분들께 떡국을 나눠주며 함께 신년을 맞는 행사를 했었는데, 가장 보람되고 뿌듯했습니다. 점점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어요. 고맙다는 인사를 들을 때, 정말 행복합니다. 사회가 많이 어렵고, 무섭고 힘들긴 하지만 그보다 좋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점차 나아지리라 믿어요. 형편이 되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봉사를 계속 하고 싶습니다”

많은 봉사 단체에서 활동도 한 박 대표이지만, 그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직접 와 닿는 활동을 더 선호한다고. 그는 현실에 맞는 봉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눔이야말로 진정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등의 삶을 살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 뿌리건축사 박점근 대표가 관내 독거노인, 소녀가장 남매에게 생필품 및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저는 2등만 되어도 좋습니다. 1등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아래 사람들도 볼 수 있죠. 1등을 이루는 순간, 더 올라서야 할 목표가 없어져버리죠. 그보다는 오히려 2등의 자리에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싶습니다.” 언제가 되었든, 경제적인 힘이 있는 이상 받은 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박점근 대표. 그는 아주 기본적인 생활뿐 아니라, 아이들이 영화도 한 편 볼 수 있고, 수학여행도 즐겁게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봉사를 위해 자신만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런 박 대표의 중요한 가치관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다.

▲ 지난해에 올해도 합천 초계면 새마을길 10-7 이태순 할머니에게 생활필수품 및 보일러기름을 제공해 훈훈한 인정을 베풀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으면 삶이 힘들긴 합니다. 저 또한 그런 환경에 처해봤기 때문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죠. 하지만 절대로 경제력을 가졌든 안 가졌든 남에게 절대 피해를 줘선 안 됩니다. 혼자 어려웠으면 어려웠지, 남을 잡고 함께 어렵고자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언제든지 삶을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스스로는 똑바로 살아가더라도 누구로 인해서 부딪힐 수 있죠. 하지만 그렇더라도 상대하거나, 해하려고 해선 안 되죠. 그러한 행동들은 고스란히 돌아오게 됩니다. 언젠가 비수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도, 남에게 해 되는 행동을 하지 말자고 다짐하죠. 이렇게 서로 남에게 해를 안 끼치려고 노력한다면, 더없이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건축사로서의 길
의견을 반영한 법 개정 필요

뿌리건축사 사무실 벽면에는 박 대표가 받은 많은 감사장과 표창장 등으로 가득하다. 이웃에게 베푸는 선행 못지않게, 설계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는 그는 설계사무소에 취직해 경력을 쌓고, 많은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또한 건축사로서 활동하면서도 대학을 다니며 학문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점근 대표는 하고자하는 의욕만 있다면 그 어떤 길이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맡은 일은 끝까지, 꼼꼼하게 해내야 하는 성격입니다. 흐지부지되는 건 성미에 맞지 않아요. 현장에도 몇 번이고 직접 방문하고,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하죠. 뭐든지 시작하면 끝까지 결말을 봐야 합니다.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해서 동기 중에 제일 먼저 건축사가 됐죠. 건축사로서 길을 걸으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천직이 설계이지 싶습니다. 처음 이 직업을 선택할 땐, 금전적인 부분이 많이 차지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무슨 일이든 의욕만 있으면 하고자하는 모든 것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어떤 일이든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또한 그는 건축사법을 언급하며 지금보다 더 나은 건축의 미래를 위해 법이 개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사실 건축 환경이 많이 열악한 편입니다. 건축사의 설계·감리가 부실하게 되면 큰 재앙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설계수주와 용역비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그러다보면 덤핑설계가 되고 부실설계가 돼버리죠. 민주주의 자유경제체제는 이해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갖춰진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법이 제대로 정립되어야하죠. 지금 현재의 법은 편리성만 추구하여 바꾸는 바람에 건축사들에게 잘 와 닿지 않습니다. 제도권 하에서 건축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중립적으로 법을 개정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설계의 질도 높아지게 되죠. 또한 건축가로서의 지식과 자긍심이 충분히 갖추어진 사람을 배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건축의 미래 또한 밝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이 짓는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안주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 싶다는 박점근 대표. 그의 바람은 인간 생활의 삼대 요소인 의식주에 맞게, 사람들이 주거 환경 걱정 없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건축가다운 그의 발걸음을 응원한다. 합천/김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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