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고 아옹하지 말라
눈감고 아옹하지 말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08 18:51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사람은 살아가면서 받아야할 고통은 달게 받고, 누려야 할 행복은 맘껏 누리며, 앓아야 할 질병은 끙끙 앓고, 흘려야 할 눈물은 줄줄 흘리면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좋은 삶이되려면, 복부터 짓고, 꾸준히 바른 행동과 선행을 실천해 나가야한다.

그렇지 않고, 부자 집 밥벌레처럼 먹는 데만 눈이 밝아, 위선의 가면을 쓰고, 착한 척하면서 남의 피 뽑아 헌혈하고, 흥부 집 쌀 퍼다 놀부 준 심보면 삶의 끝은 처참하다.

공짜라면 똥통의 구더기도 주워 먹고, 개 등에 등겨도 털어먹는 고위공직자들이 있다.

그들이 제 이익만 찾아 삽살개처럼 뒤지고 다니면서 제가 지은 죄를 숨기려고 남 먼저 몽둥이 들고 포도청 담에 오른 약삭빠른 모습을 볼 때면 개똥에 입 맞춘 기분이 든다.

병풍에 그린 꽃에서 향기가 나겠는가. 병풍에 그린 닭이 울겠는가. 일부지도층들의 이중적 삶이 가소롭다. 백성들이 지도자라고 받들 사람이 없다면 나라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역사를 보면 오늘의 지도자들이 존경받지 못하고, 국민들을 잘 인도하지 못할 때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지도자가 튀어나왔던 사실을 정치인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요즘 금수저, 흙수저 타령이 자주 나온걸 보면 부모가 자식의 반 팔자인 것이 분명하다.

제 눈에 미운털 박힌 놈은 하수구에 밀어 넣고, 뚜껑마저 닫아버릴 기세의 위풍당당한 저들의 고약한 인간성을 고쳐줄 약이 없어, 온 나라가 썩은 악취로 오염되어 가고 있다.

저 태양과 달은 부처님도 보고 사셨다. 같은 하늘아래에서 똑같은 태양과 달을 보고 살면서도 우리는 왜 이렇게 상반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좀 더 정직하게 살아가자.

보리누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 수 있고, 봄바람에 얼어 죽은 늙은이도 있다.

인간성 나쁜 지도자들을 골라내자. 그들은 병(病)과 같아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성출신, 다선의원, 고위공직자가 부패에 연유되어 검찰조사를 받고 감옥을 가기도한다.

그들은 진정 그러한 삶이 부끄럽지도 않을까. 조주선사는 “일곱 살 먹은 어린아이라도 나보다 나은 이는 내가 그에게 물을 것이요, 백 살 먹은 노인이라도 나보다 못한 이는 내가 그를 가르치겠다.”하였다. 양 때의 우두머리양도 양이다. 금 수저를 물고 나왔던 흙 수저를 물고 나왔던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다. 같은 인간끼리 너무 차별하지 말자.

부레풀을 가지고 해와 달을 붙인다며 허풍도 떨지 말자. 바다는 물 한 방울로부터 시작 되었으며 짠물, 단물, 더러운 물, 계곡물, 빗물, 똥물, 모두를 받아들여, 마침내 용감하고 활발하며, 호장쾌락(豪壯快樂)한 온갖 덕성을 다 갖추었다. 우리도 자신을 낮추고 더 낮춰서 천택납오(川澤納汚)라, 모든 백성들의 상처를 다 포용하고 덕을 베풀어 가도록하자.

아무리 장군이라도 사병 앞에서 자세를 낮추어 기어야만 날아오는 총알을 피할 수가 있다.

길 때는 기어라. 칼자루 부러진 뒤에 옻칠하면 뭐하겠는가. 제 자식만 취직시키고, 뇌물 받고, 압력 행사한 저질 지도자들은 선거를 통해 골라내버리자. 고장 난 물건은 고치기 쉽지만, 사람의 품성은 고치기 어렵다. 개개인이 결합한 것이 사회이고 공동체이다.

북데기 속에도 벼 알이 들어 있을 수가 있다. 눈감고 아옹하지 말라. 어떤 스승, 어떤 부모가 부정부패하라 가르쳐주던가? 높은 자리에 있을 때 최대한 착취하라 누구한태 배웠는가? 백성들 마음에는 부처가 들어 있고, 소신 없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교활하고 잘난 체하는 저질정치인 마음속에는 독사가 들어 있다. 지도자란 불에 엉덩이 덴 소처럼 날뛰거나, 안장위에 앉자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오만한 지도자 미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