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34)
마음 밭에 피우는 삶의 향기-(3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17 18: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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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부/시인·수필가

내 고향 병산에서 살고 지고 파라 

 
삼면이 첩첩 산
겹겹이 둘러싸인 동네
황새바위 종바위 매바위
범바위 명보바위 앙산바위
신비한 모습
그 오묘한 절벽 꼭대기
타고 올라 걸터앉으면
태고적 전설이 어린 가슴
커다란 무지개 날개 달아주던
신성한 영산이 있는 마을
 
남쪽으로 푸른 바다
은비늘 파도 춤추고
비사도와 읍도 연도 섬들
나란히 몸을 담군 언저리
황복어 갯장어
문조리 떼 뛰놀고
연락선 고동소리
아련히 들리는 바다
 
까마득한 옛 이야기
살금살금 솔솔
할미꽃 씨앗처럼
날갯짓하는 그곳
꿈속에 달려가는 신천지
고성만 다 마르고
백방산 거루산이 닳도록
내 고향 병산에서 알콩달콩
살고 또 살고 지고 파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여명이 될 정신혁명을! 
 
2015년 12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숫한 화재를 뿌리고 을미년이 저물어 간다. 마음 편한 날 하루도 없었던 한해였다. 찹찹한 심정 가눌 길이 없다. “한국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뜨거운 물속의 개구리 신세 한국은 위기의식조차 없다. 지금 한국은 뜨거운 물속의 개구리인줄도 모르고 있다.“고 세계적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평가 보고서를 지난 4월 발표했다. 정치도 그러하고 경제현실도, 그리고 시대적 부조리도 악행 등이 또 그러하지 않은가 싶다. 어찌 이 나라 국민의 마음이 편안하겠는가.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정구현(鄭求鉉·66) 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우려되는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먼저 외부 요인으로 중국의 부상(浮上)을 들 수 있다. 중국이 미국과 경쟁관계를 넘어 갈등양상을 보이면 우리로서는 아주 불리하다. 우리의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발을 담그고 있다.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 일단 상황이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주는 현상인 북한의 불안전성을 들 수 있다.”
 
“내부적 요인은 고비용(고임금) 저효율이 문제다. 우리의 사회 전반 적으로 그만큼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또 다른 요인은 강성(强性)노조다. ‘대기업 강성노조가 주도하는 고비용 구조’와 함께 ‘시장테스트를 받지 않는 정부 부문의 비대화’도 한국의 위협요인이다. 신(神)이 내린 직장, 신도 모르는 직장이라는 말이 있다. 이들 직장의 특징은 급여가 높고, 근무조건이 훌륭하며, 직장 안정성이 높다. 이런 직장은 정부의 입김이 센 공기업이나 금융기관이다. 이들 기업들은 시장의 테스트를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노조의 힘은 더욱 커진다.
 
얼마 전 모(某) 공기업에 신임 사장이 출근하는 첫날, 노조가 출근 저지운동을 벌였다. 신임 사장 길들이기를 하는 거였다. 새로 부임한 사장은 노조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게 공기업의 현실이다. 국내 금융권, 특히 주요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정부 지분이 없어도 업무 성격상 정부의 통제를 받으며 보호도 받고 있다. 그러면서 시장 경쟁력은 키우지 않는다. 비효율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구현 소장은 “일본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일본이 왜 저렇게 됐는지? 80년대까지는 잘나갔지만 90년대 이후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묘하게도 지금 우리나라는 일본이 앓고 있는 문제에 봉착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국내 이익집단의 논리에 끌려가고 있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세계적 경기불황으로 국내 일부 대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믿고 싶지 않겠지만 전통적인 국내 대기업의 미래는 어둡다. 30대 그룹 중 12개 그룹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 수익은 없는데 지출은 계속 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기업이 높은 임금을 지불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국내 대기업에는 삼성전자 착시현상이 있다. 삼성전자를 뺀 대기업의 수익성은 국내 중견기업보다 낮다. 대기업은 앞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정구현 교수는 이론과 실물경제를 겸비한 경영학자이다. 연세대 교수로 있던 그는 2003년부터 6년간 삼성경제연구소장을 맡았고 이후 연구소 상근고문을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로 있다. 서울국제포럼 회장, 자유경제원 이사장, 경기개발연구원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60대 중반의 나이에 이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은 다양한 경력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때문이다. 그는 노태우 정부 당시 대통령자문 21세기위원을 비롯해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장으로 있으면서 세계경제와 정치, 한반도의 정세 변화, 한국경제의 전망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정 소장은 “이를 해결하려면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일본을 봐라. 20년간 지속된 경제적 불황에 이어 지진(地震)·후쿠시마 원전(原電) 사태까지 발생하니까 국민들이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라고 다를 게 없다. 지난 4월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가 ‘한국 경제는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는 물속의 개구리 같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가계부채는 해마다 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는 맥킨지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30대 그룹 중 12개 그룹은 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민주화와 관련해 현재 우리는 정치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 논리가 다른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정치의 선진화가 시급하다. 정치권이나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산업에서는 오히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 복지 문제는 명료해야 한다.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를 확대한다, 이게 답이다.”
 
“재정을 확대해야 할 부분은 세 가지다. 노인빈곤 해결, 육아지원, 의료혜택 확대이다. 노인빈곤 해법은 기초노령연금을 기본적으로 늘리는 거다. 최근 정부가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이 있다. ‘선거 중에 공약(公約)을 남발하는 것은 죄악이다. 그러나 선거 후에 모든 공약을 실행하려는 것은 더 큰 죄악이다’라는 말처럼 공약 특히 복지 정책은 국가재정을 고려해야 한다.” 정구현 소장은 복지 혜택을 늘리려면 기본적으로 세금을 더 거둬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정치 지도자의 조건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의도로 포장돼 있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게 망하는 길이라는 뜻이다. 포퓰리즘도 듣기에는 아주 좋다. 그러나 결말은 최악이다.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조건은 자신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통령과 같은 국가 최고 지도자는 결정적 순간에 과단성 있는 결정을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흔히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이 리더십’이라고 한다. 이런 의사결정 구조는 평화 시에는 괜찮지만 위기 때는 맞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는 위기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정치와 경제 모든 분야에서 과감한 결정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지금 신이 내린 직장, 신도 모르는 직장에는 가지 마라’고. 편하고 월급 많이 받는 직장은 퇴직 후 할 게 없다. 자기 계발할 기회를 잃는다. 지금 젊은이들은 앞으로 80세, 90세 넘게 살 게 되니까. 오래가는 사람은 계속 공부하는 사람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꾸준히 학습하겠다는 삶의 각오를 다져야 한다.”라고 해법을 제시 했다.
 
인간은 외부의 환경이나 지도자의 조작에 따라서 그저 산다는 피동적인 동물이 아니다. 잘 못된 외부 조건을 박차고 개조하여 어제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가운데 새로운 가치도 삶의 향기도 피어오르는 법이다. 시련의 그 그늘을 안고서 내면적 변혁을 통해 더욱 성숙한 가능성을 발견해 가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창조적 생명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지역이나 한 나라의 문제가 그대로 전 지구적 문제로 연관되어 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한 개인이나 소수 집단만의 이기주의는 이제 통용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나 타 지역 사회, 국가의 고뇌나 고통을 자신의 아픔으로 하여 행동해 가는 인격의 확립이라 해도 자기변혁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없어서는 안 된다. 이것 외에 현재 시시각각으로 닥쳐오는 성난 파고를 타파할 묘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오늘도 가슴에 붉고 뜨겁게 떠오르는 태양의 빛으로 우리의 가정, 우리 지역사회를, 그리고 국가와 세계를 환하게 비춰야 할 사명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끝이 없는 암울한 현실을 돌파할 새로운 용기로 여명의 빛이 될 정신혁명을 시급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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