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에는
2016년 새해에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21 18:5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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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무엇이 엇갈려서 힘들었는지 돌아다보아도 어름풋할 뿐이고 딱히 잘잘못이 뚜렷하지도 않은데 지난 한 해도 고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새해벽두에 계획하고 간절히 소망했던 일들이 없었기에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탑을 쌓듯이 몇 층까지를 쌓아 올리겠다거나 홈런 몇 개를 치고 몇 골을 넣고 몇 권의 책을 일겠다고 하는 것처럼 산술적 계획이야 성과도가 나오는 것이라 돌아다보면 보완의 여지가 있지만 좀 더 잘 살아보겠다는 소박한 희망은 성과의 기준 자체가 모호한데다 알게 모르게 생활수준이 올라서 탈 없이 한 해를 보낸 것만으로도 바람을 이룬 것이다.


사람 사는 게 오십보백보라지만 그래도 저마다 삶의 철학이 다르고 취향이 달라서 목적지가 다르고 수단도 달리하며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를 올라야 하는 사람과 고공낙하를 하고 급류타기를 하며 스릴 넘치는 활동을 해야 살맛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행기도 겁나는데 풍토병까지 무서워서 외국 여행은커녕 차를 타고 배를 타는 것도 꺼림칙하여 바깥나들이도 함께하는 것을 피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다 돈 쓰이는 것만 해도 어쩌다 한 두 번인데 하는 사람과 그 돈이면 몇 달을 살 수 있는데 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으로 나눠진다. 극단적이 예이기는 하나 도전과 안주의 차이이다. 하는 것과 안 하는 것도 엄연히 구분이 된다. 못 해서 안 하는 것과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것은 다르다. 2016년에는 이유야 어떻던 ‘하자’ 로 하자.
안주는 여유도 아니고 정지도 아니며 퇴보이다.

젊은이는 극복과 성취를 위해 무모하다 랄 만치 과감하게 도전하고 늙은이는 배려와 용서를 위해 용기 있게 도전하자. 젊은이는 위로는 봉양을 아래로는 사랑을 하기위해 성취를 해야 하고 늙은이는 익히고 가진 것을 베풀고 나눠서 그간의 고마움을 갚아야하고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하여 언젠가는 먼 길 떠날 준비를 단출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자나 후자나 용기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 2016년에는 하자!
언제부턴가 왜 였던지는 어름풋하지만 이상은 현실 앞에 무릎을 꿇었고 정의는 실리 앞에 항복을 해버린 세상이 되었다. 이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고 이대로 둬서도 안 될 일이다.

무모한 도전이라도 젊은이 에게는 만용이 아니다. 만용은 젊은이에게는 해당되는 단아가 아니다. 깨어져도 부딪치고 떨어져도 올라라. 부딪친 상처는 젊어서 쉬 낫고 떨어진 깊이가 제아무리 깊어도 젊음이 있어 힘과 시간이 남는다.

늙은이는 앞을 보지말자. 갈 길이 하나로 열려있어서 뒤돌아서서 걸으면 보이는 것이 아름답고 재미가 넘친다. 지나온 일들이라서 아는 것뿐이라 눈도 귀도 피로하지 않고 힘이 안 들어서 더 좋다. 돌아서서 걷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2016년에는 하자!

이 소원을 한 해를 보내며 새 해 앞에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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