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
장원태/삼천포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원장-아이가 열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응급실과 외래에서 보호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해열제를 언제 먹일까요?” 와 “언제쯤 병원에 와야할까요?”이다. 정답은 나이마다 상황마다 다르다이며, 이를 보통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간단하게 일단 병원에 내원하실 것을 추천 드리곤 한다. 그 방법이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다.
발열(Fever)은 의학적으로 직장 체온 38℃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며, 고열은 40℃가 넘는 경우를 일컫는다. 정상 체온의 범위는 직장 체온 36.6~37.9℃이다. 하지만 보통 37.5℃가 넘으면서 추가적인 증상이 있다면 곧 발열이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엄마, 아빠는 알아야한다.
이렇게 하고도 열이 높게 난다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세토펜 등)을 최소 4시간 간격으로, 6개월 이상의 아이에서는 이부프로펜(부루펜, 맥시부펜 등)을 최소 8시간 간격으로 체중 당 정해진 양을 먹일 수 있다. 해열제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되도록 한 가지 약제를 사용하는 게 좋다. 최근 유행처럼 떠도는 교차복용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보호자는 열이 나는 시간과 열의 정도, 약을 먹인 시간 등을 기록하면서 열의 발생 결과를 잘 관찰하는 것이 아이의 병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
다음은 병원으로 즉시 방문해야하는 경우이다. ▲생후 3개월 미만의 영아가 한번이라도 38℃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는 경우 ▲발열로 인한 열성경련이 하루 중 짧게라도 두 번 이상 발생하거나, 5분 이상 길게 지속하는 경우 ▲열과 함께 출혈성 자반이 나타나는 경우 ▲아이가 처지거나, 소변보는 횟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하루 2-3회 이하) ▲의식저하 등 각종 신경학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기타 동반 증상 없이 열이 2~3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41.5℃ 이상의 열이 지속되거나, 열로 인해 열경련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정도를 제외하고는 고열로 인해 인체가 직접적인 손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쉽게 말해서 머리가 나빠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열 자체에 대한 공포심으로 열을 내리기 위해 과다하게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은 더욱 해로우며, 이보다는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진료실에서 많이 해주는 말로는 다음과 같다. ‘밥 잘먹고 물 잘 마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머니. 지켜보시다가 많이 걱정되시면 언제든 병원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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